매거진 Spirit Diary

나그네들이 천국으로 가는 여정

251208-251209 셀프 천로역정 수련회

by Poorich

24년 12월 12일에 이어 두번째로 필그림하우스를 다시 찾았다. (참고 링크에 작년 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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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8장과 천로역정 2권을 들고 도착했다. 우선 공동체 성경읽기로 8장을 들으며 숙소에서 잠이 들었다. 점심시간에 가평 맛집 ‘청대문’에서 과식을 한 것이 이길 수 없는 졸음으로 이어진 모양이다.


팀켈러 책 부록인 ‘로마서 전체 구조’를 펴고 단락과 구절별 요약 내용을 살펴 봤다. 왜 같은 본문을 읽어도 내가 요약한 것과 내용이 다를까 고민했다. 해당 내용을 실제로 포스트잇에 옮겨적으며 한 절씩 묵상하고 전체의 흐름을 익혀나갔다.


저녁을 먹고 들린 식당 옆 도서관. 루터와 칼빈의 숨겨진 글들을 봤다. 루터의 ‘로마서 강의’가 복원되어 있었다. 대부분 초대 교부들의 교리적 해석을 준용하여 말씀을 해설했다. 모든 구절을 해설하지 않고 일부만 했다. 직전에 깊이 묵상하고 구조를 파악하고 있던 8장을 유심히 살펴보고 내린 결론이다. 생각보다 와 닿는 내용은 많지 않았다. 칼빈의 로마서 주석을 가져왔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와 닿지 않았다. 단어 하나를 깊이 해설하거나 여러 교리적 논쟁의 가능성을 나열해 두었을 뿐이라 나같은 평신도에게는 깊이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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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숙소로 돌아와 팀켈러를 펼쳤다. 기존에 두번이나 읽은 텍스트임에도 한줄 한줄이 귀하게 다가왔다. 천천히 깊이 있게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죄죽임(mortification)을 ‘근절’이라 번역한 부분이 새로웠다. 죄와 싸우는 현장은 전쟁터다. 내가 아니면 적이 죽는 것이다. 이기는 방법은 하나다. 영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즉 성령에 깊이 주목하는 것이다. 단순한 to think about의 생각이 아니다. mind이다. 의도적으로 성령에 집중하고 몰두하거나 성경에 완전히 사로잡혀 상상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생각’이다.


이를 방해하는 것이 flesh이다. ‘육’이다. 나의 감각을 지배하는 욕망 덩어리이다. 그리스도 중심이 아니다. 자기중심적이다. 따라서 거룩과 거리가 멀다. 세속적이다. 원래 누려야 하는 것보다 훨씬 못한 삶을 살게 된다. 노예 상태가 된다. 평화를 누리지 못한다. 자신이나 타인과 충돌하는 삶을 계속 살게 된다. 과도한 근심을 하게 된다.


결국 ‘육’은 하나님과 원수가 된다. 기본적으로 하나님께 적대감을 품고 있다. 존 스토트는 말한다.


“죄된 본성을 내버려두어 번성하게 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성령으로 없애야 한다. 더 많이 없앨수록 성령이 주는 생명과 평안을 누리게 된다. (존스토트)”


이 때 필요한 것이 ‘근절(mortification)’이다. 인정사정없이 온 마음으로 죄된 습관에 저항하는 것이다. 잘못된 태도와 행위를 무자비하게 섬멸하기 위해 전쟁을 선포한다. 결코 죄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죄를 다스릴 수 있다고 거만해져서도 안된다. 그리고 복음을 기억하고 적용하여 죄로 향했던 마음의 동기를 바꾸어야 한다. 마음이 그리스도의 구속만을 생각해서 감사와 사랑으로 부드럽게 바뀌어야 한다. 이로 인해 죄의 힘이 고갈된다. 결론적으로 죄로 물든 습관으로부터 단호하게 돌아서서 성령의 일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에 빚진 마음으로 죄를 짓고자 하는 동기에서 돌아설 때 그것이 죄를 죽이는 것이다. 근절하는 것이다.


29-30절은 천로역정의 핵심내용과 정확히 일치해서 놀랐다. 칭의, 성화, 고난, 공동체, 영화의 영성이 그대로 언급되어 있다.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롬8:29-30)


칭의(Justification)는 ‘부르신 그들을 의롭게 하신 것’이다. 십자가 언덕에서 죄의 짐이 굴러 떨어졌다.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천사가 등장하였다. 죄를 용서하고/ 의의 옷을 입혀주시고/ 인쳐주셨다.


성화(Sanctification)는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한 것’이다. Faithful(신실)과 함께 거룩의 여정을 걸어간다. 단순, 나태, 거만, 허례, 위선, 겁쟁이, 불신을 멀리한다. 뷰티풀하우스의 신중, 분별, 경건, 자애를 가까이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은 평안(쉼/기도)와 서재(말씀/증인자서전), 무기(전신갑주)이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요14:27)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히12:1-2)


너희가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지고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 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 그런즉 서서 진리로 너희 허리 띠를 띠고 의의 호심경을 붙이고 평안의 복음이 준비한 것으로 신을 신고 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불화살을 소멸하고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 (엡6:10-17)


완주의 영성, 영화(Glorification)은 ‘그들을 영화롭게 하신 것’이다. 천성 가는 길에 죽음의 강을 반드시 건너야 한다. 천성이 있기에 죽음이 두렵지 않다. Finishing Well이 필요하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소망(hopeful)’이다. 이것이 함께 동행해야 끝까지 갈 수 있다.



여기까지가 로마서 8장과 천로역정이 연결된 내용들이다. 천로역정이라는 단어가 잘 와 닿지 않아 어원을 찾아봤다. 천은 천국, 로는 길 천국으로 가는 길이다. 역정은 그 과정을 말한다. 즉 필그림들의 프로그레스이다. 필그림은 ‘나그네’이기도 하다. 우리 교회이름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지는 순간이다.



존번연은 누구인가? 1600년대 청교도 시대의 침례교인이다. 처음에는 평신도였다. 그럼에도 이 대작을 남겼다. 그것도 감옥에서. 가톨릭의 대표적인 고전(classic)은 ‘신곡(단테)’이다. 연옥 부분을 우리 개신교인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 개신교를 대표하는 고전은 이 책이다. 길선주, 이승만, 이성봉 목사가 영향을 깊이 받는다. 특히 스펄전은 100번이상 읽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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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요약해 보자. 5가지다.


1. 멸망의 도시를 떠나 좁은 문을 거쳐 십자가 언덕까지

멸망의 도시

크리스천과 전도자

고집과 변덕

절망의 늪과 도움

세속현자

좁은 문

선의

해석자의 집

신자가 언덕/ 세 천사


2. 십자가 언덕에서 아름다운 집까지

단순, 나태, 거만

허례와 위선

곤고의 산

겁쟁이와 불신

두사자

아름다운 집 (신중, 분별, 경건 자애)

평화의 방

서재

무기고


3. 아름다운 집에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까지

무기고

겸손의 골짜기

아볼루온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4.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기쁨의 산까지

신실

허영의 시장

소망

데마와 롯의 처

절망의 거인, 의심의 감옥

기쁨의 산

4명의 목자 (지식 경험, 경계, 성실)


5. 기쁨의 산에서 쁄라의 땅을 거쳐 천성까지

무지

작은 믿음

마법의 땅

쁄라의 땅

죽음의 강

천성 (새 예루살렘)




이제는 천로역정이라 부르지 않으려 한다. 한자어라 잘 이해가 안된다. 순례자의 여정 혹은 영어 그대로 필그림의 프로그레스가 더 와 닿는다. 순례자도 어렵다면 ‘나그네(히11:13, 벧전2:11)’라는 기가막힌 표현도 있다. 죄와 싸워 나가는 삶이 얼마나 고단한 삶인지 갈 때마다 느낀다. 그리고 결코 뒤로 돌아가서는 안됨을 다짐한다. 그리고 항상 곁에 누군가가 동행하거나 시험의 순간에는 누군가가 나타났다. 내가 기도했을 때만!


나는 ‘소망’의 역할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칭의보다는 성화를 돕는 자가 되려한다. 하루종일 깊이 파고들었던 황금장인 로마서 8장 또한 성화를 다루는 장이었다. 이 둘을 연결하니 내가 피할 수 없는 사명으로 해석되었다. ‘셀프 천로역정 수련회’를 기억하고 매년 한번씩 나의 기억력이 어두워질 때쯤… 아볼루온이 내 앞에 나타날 때쯤 이곳을 찾아야겠다.




[관련글1] 천로역정을 가는 우리의 인생, "성화" (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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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글2] 천로역정의 인물 묵상 (2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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