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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치 Jun 08. 2023

나이가 든다는 건

잊어버린 다는 것

나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고 감지할 수 있다. 대표적인 특징은 나이가 들 수록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모습이다. 주위의 어른들을 보면 물건을 자주 잊어버리기도 하고, 어떤 단어를 잊어버리기도 한다. 이런 건 개인차가 많이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는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 당시에는 너무 소중했던 것들이 시간이 흘러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어린 시절 모았던 종이 카드나 장난감 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을까’ 하는 것들이 있다. 함께 늙어 죽을 것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했던 중학교 친구들도, 가족 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유하며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들도 유통기한이 그렇게 길지만은 않았다. 그중에 여전히 교류가 가능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나 소중하다는 느낌은 잘 변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사실을 차차 알아가게 된다. 아들내미도 알아가기 시작한 듯하다.


‘나는 형아가 빨리 되기 싫어.’

왜?
왜냐면 형아가 되면
아빠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잖아.
2023.02.11


아들내미는 잠잘 때 나를 앉아준다며 팔을 얹는다. 그게 기분이 좋고 잠이 잘 온다고 한다. 나도 엄마 냄새를 맡으면 잠이 잘 오고 기분이 좋았었던 기억이 있다. 그 생각이 언제 없어졌을까? 나는 언제 형아가 되어버린 걸까?

소중한 느낌을 지키고 싶어 하는 아들내미의 말에 뭔지 모를 감정을 느꼈다. 아들에게 제안한다. 생각이 없어지지 않게 일기에 적어두면 어떨까? 아들내미는 아직 자유자재로 글을 쓰지 못하지만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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