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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치 Dec 31. 2023

잔소리 잔소리 진소리

이거 잔소리 아니다.

잔소리는 진소리다.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헤야만 하는 말도 많아진다. 자연스레 많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어디서 인지 딸내미가 ‘잔소리’라는 전문용어를 배워왔다.


어린이는 안 하는데
왜 어른이 되면
잔소리를 많이 하는 거야?
2023.09.07


잔소리라는 말의 의미를 잘 아는지 모르겠지만 ‘듣기 싫은데 반복해서 하는 말’ 정도로 여기는 것 같았다.

글쎄다.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사실 내가 하는 말들은 너를 위한 진심을 담은 소리다.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라. 전달될 수 없는 줄 알지만 설명은 해본다.

반복되고 항상 들려오던 그 잔소리들이 얼마나 나를 위한 소리였는지 어른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사의 비극인가 보다. 아직은 딸내미가 공감하긴 멀고도 멀었다. 하지만 씨앗은 뿌려 둬야겠다.

이 모든 말들이 너에게 정말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어른이 되면 생각이 날 거야.


어머니의 잔소리

나의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들이 생각난다.

‘아침 먹고 다녀라’

‘목도리 하고 나가라’

‘횡단보도에서 차조심해라’

‘어른에게 인사 잘해라’

‘반찬을 골고루 먹어라’

‘양치질을 열심히 해라’

같은 말들이 이제 내 입을 통해 딸아이에게 전달된다. 내가 말해보니 느껴지는 건 ‘네 그얼게요’라고 대답해드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의 잔소리를 대물림하고 반항의 대답을 대물림한다. 듣는 이가 어른이 되기 전까지 반복되는 일이다. 멈출 수는 없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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