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잔소리 아니다.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헤야만 하는 말도 많아진다. 자연스레 많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어디서 인지 딸내미가 ‘잔소리’라는 전문용어를 배워왔다.
어린이는 안 하는데
왜 어른이 되면
잔소리를 많이 하는 거야?
2023.09.07
잔소리라는 말의 의미를 잘 아는지 모르겠지만 ‘듣기 싫은데 반복해서 하는 말’ 정도로 여기는 것 같았다.
글쎄다.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사실 내가 하는 말들은 너를 위한 진심을 담은 소리다.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라. 전달될 수 없는 줄 알지만 설명은 해본다.
반복되고 항상 들려오던 그 잔소리들이 얼마나 나를 위한 소리였는지 어른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사의 비극인가 보다. 아직은 딸내미가 공감하긴 멀고도 멀었다. 하지만 씨앗은 뿌려 둬야겠다.
이 모든 말들이 너에게 정말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어른이 되면 생각이 날 거야.
나의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들이 생각난다.
‘아침 먹고 다녀라’
‘목도리 하고 나가라’
‘횡단보도에서 차조심해라’
‘어른에게 인사 잘해라’
‘반찬을 골고루 먹어라’
‘양치질을 열심히 해라’
같은 말들이 이제 내 입을 통해 딸아이에게 전달된다. 내가 말해보니 느껴지는 건 ‘네 그얼게요’라고 대답해드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의 잔소리를 대물림하고 반항의 대답을 대물림한다. 듣는 이가 어른이 되기 전까지 반복되는 일이다. 멈출 수는 없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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