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힐드레 02
첫 레슨은 쉽고 가벼운 걸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도 드럼 학원을 찾아가 본 기억이 있다. 문을 열자 많은 수강생들이 고무 판 같은 것을 치고 있었다. 투닥투닥 투투다닥 하면서 소리가 들려오고, ‘세트에 앉으려면 6개월은 고무패드 쳐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는 바로 나와 버렸다. 나는 뭐 드럼으로 수련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 후로 패드를 치는 수련을 이기지 못해서 결국 드럼의 세계에 제대로 입문하지 못한 낙오자 같은 마음으로 살았다. 적어도 드럼을 볼 때면 그런 마음이었다.
강사분에게 그런 기억을 고백했다.
‘입시 드럼 하실 거 아니잖아요?, 재미있게 하시죠.‘
안심이 되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자세를 잡기 위한 패드를 생략할 수는 없다. 4비트, 8비트, 16비트를 메트로놈 60부터 시작했다. 오늘은 80까지 정도만 하자고 했다. 자세가 잘 안 나온다. 고질적인 왼손의 잘못된 자세는 곧바로 강사님의 눈에 잡혔다.
‘왼손은 왼손잡이인 저도 힘들어요, 연습하시면 돼요’
될 거 같았다. 연습하면 된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될 거 같았다. 될 거 같은 기분 이것만으로도 오늘의 레슨은 성공적이다.
정확한 빠르기 안에서, 오른손, 왼손, 오른발, 왼발이 자유롭게 노니는 것!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자기가 원하는 움직임을 구사하는 것이 주는 행복감? 같은 것을 위해서 말을 듣지 않는 왼손과 이제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개인 연습시간에 와서 메트로놈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사님은 앱을 추천해 주셨다. 심플하고 심플한 앱이다.
https://apps.apple.com/kr/app/metronome-tempo-lite-%EB%A9%94%ED%8A%B8%EB%A1%9C%EB%86%88/id599833596
이제 왼손과 오른손이 이 소리에 맞춰서 패드를 때려 줘야 한다.
건투를 빈다! 왼손!
‘세트:드럼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악기들이 모여 있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