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치 Feb 11. 2024

아빠의 지루함

아빠는 지루하다.

딸과 보내는 시간이 퇴근 후부터 딸이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이 전부다. 자연스레 딸이 인지하고 있는 아빠의 일과는 단순하다. 일하기, 밥 먹기, 집에 와서 샤워하기, 자신을 재워주기. 이 정도가 주요 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거의 그게 다인 듯해서 좀 슬프긴도 하지만. 다는 아니긴 한데. 이번에도 딸에게 얻어맞았다.


아빠,
그냥 일만 하고 밥 먹고 샤워하고
그러는 건 너무 지루하지 않아?
2023.06.14



아빠는 지루하지 않다.

지루하다는 느낌을 잊고 산지 몇 년이 된 것 같다. 적어도 7년은 된 것 같다. 지루하다는 느낌은 오히려 30대 시절에 많이 느꼈다. 지금은 지루하지 않다. 일정이 화려하고 이런저런 공사다망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이 평범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얼마나 비범한 노력이 필요한지 경험하다 보니 아무 일 없는 하루가 값지게 느껴진다. 지루할 틈이 없는 일상이다.


아빠의 지루함은
평범이 주는 행복이야


인공지능이 그린 삽화 - 의도와 다르게 너무 ㅎㅎㅎ
매거진의 이전글 보물 지우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