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회귀본능 - ufo, 패닉

한 편의 SF 판타지 영화

by 글치

패닉은 고등학교 시절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즐겨 들었다. 당시로서는 다소 과격한 가사의 노래도 있었고 색다른 음악적 색깔이 마음에 들었다. 공부 잘하는 가수가 불러서인지 왠지 공부가 잘될 거 같기도 했다.

이적과 김진표의 어울림은 마치 풋고추를 초콜릿에 찍어 먹는 것 같은 조화와 부조화의 모호한 경계를 보는 듯했다. 나의 첫 드럼영웅 남궁연의 맛깔스러운 연주는 드럼에 대한 동경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다소 그로테스크한 앨범재킷의 디자인은 그 시절 패닉이 갖고 있던 저항적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해 주었다.


이 곡은 마치 한 편의 sf판타지 영화 같은 인상을 준다. 특히 도입부의 내레이션은 할머니의 ‘그들이 돌아왔다’ 이 한마디가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기폭제가 되어줬다. 정의롭지 못하고, 거짓된 지금의 삶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온 미확인비행물체가 표현된다.


당시 수험생이었던 나는 사회에 대한 분노게이지가 여러모로 높아지던 시절이었다. 수능시험을 준비하면서도 문학작품에 대한 의미를 누군가 정답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일까? 그 누군가는 작가도 독자도 아니라는 사실에 화가 났고, 외국인과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내가 오직 요령으로 듣기 평가 공부를 하고 있음에 어이없었다. 나중에 평생을 함께하게 되었지만 수험생시절엔 그 위대함을 전혀 몰랐던 미적분에 좌절하고,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논하기보다 많이 외우기에 불과했던 과목들에 답답했다.

뭔가 잘못된 사회인데, 잘 적응하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 이 시험을 치러야 하는 나의 상황에서 ufo의 등장은 하나의 구원 같았다. ufo를 몰고 온 ‘이적’은 단번에 나의 영웅이 되었고,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다. 그러니 뇌리에 남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ufo - 패닉

어느 날 밤 이상한 소리에 창을 열어 하늘을 보니

수많은 달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어느새 곁에 다가온 할머니가 내 손을 잡으며 속삭이듯 내게 말했다

그들이 돌아왔다고

왜 모두 죽고 나면 사라지는 걸까

난 그게 너무 화가 났었어

남몰래 그 누구를 몹시 미워했었지

왜 오직 힘들게만 살아온 사람들

아무것도 없는 끝에서

어딘가 끌려가듯 떠나는 걸까

살찐 돼지들과 거짓 놀음 밑에

단지 무릎 꿇어야 했던

피 흘리며 떠난 잊혀져 간 모두

다시 돌아와 이제 이 하늘을 가르리

짓밟고 서 있던 그들 거꾸러뜨리고

처음으로 겁에 질린 눈물 흘리게 하고

취한 두 눈으로 서로서로서로의 목에

끝도 없는 밧줄을 엮게 만들었지

(자 일어나) 모두가 반길 수는 없겠지만

그 자신이 그 이유를 제일 잘 알겠지만

마지막 달빛으로 뛰어가봐

날아와 머리 위로 날아와

검은 하늘을 환히 비추며 솟아

모두 데려갈 빛을 내리지

이제야 그 오랜 미움 분노 모두 다 높이

우리와 함께 날으리

저기 하늘 밖으로

살찐 돼지들과 거짓 놀음 밑에

단지 무릎 꿇어야 했던

피 흘리며 떠난 잊혀져 간 모두

다시 돌아와 이제 이 하늘을 가르리

짓밟고 서 있던 그들 거꾸러뜨리고

처음으로 겁에 질린 눈물 흘리게 하고

취한 두 눈으로 서로서로서로의 목에

끝도 없는 밧줄을 엮게 만들었지

(자 일어나) 모두가 반길 수는 없겠지만

그 자신이 그 이유를 제일 잘 알겠지만

마지막 달빛으로 뛰어가봐

날아와 머리 위로 날아와

검은 하늘을 환히 비추며 솟아

모두 데려갈 빛을 내리지

이제야 그 오랜 미움 분노 모두 다 높이

우리와 함께 날-

날아와 머리 위로 날아와

검은 하늘을 환히 비추며 솟아

모두 데려갈 빛을 내리지

이제야 그 오랜 미움 분노 모두 다 높이

우리와 함께 날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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