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는 감염자일뿐
나는 전설이다.
여러가지 패러디가 나온 그 제목이다.
왜 전설일까? 극장판 영화만을 본 나로서는 단순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윌스미스가 연기한 네빌 박사는 부지런하며 똑똑했고, 잘 싸웠다. 사실 영화에서 많이 싸우지 않는다. 액션 기대하다가는 고독해질 수 있다. 뭐랄까? 바이러스가 창궐한 뉴욕시에서의 자가격리 같은 느낌이니까.
그런데 이 영화는 두가지 결말을 갖고 있다. 하나는 극장판 영화의 결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원작을 그래도 어느정도 반영한 감독판 결말이다.
원작은 생각보다 오래전에 발표된 소설이다
영화에서는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을 완료한 주인공이 희생하면서 아직 생존해 있는 비감염 인류에게 희망의 시작이 된다. 비감염 인류에게 희망적인 전설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책에서는 사뭇 다른 결론을 보여주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감염된 인류가 그들의 사회를 구축하고 있고, 비감염 인류와는 달리 밤에만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자신들이 잠든 낮에만 찾아와 학살을 하고 포획해서 실험까지 하는 무시무시한 전설이 네빌인 것이다.
이 감염 인류가 소수이고 다수의 인류에게 공포의 존재가 되는 드라큘라 전설 같은 이야기가 기가막히게 뒤집히는 것이다. 원작의 현실은 감염인류가 다수이고 비감염자는 소수이다.
감염, 바이러스, 백신
이제 너무 익숙해진 이야기들이다. 감영자가 다수라는 것이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다른 점이 있다. 바이러스 전파가 실제로 감염자에게 물려서 되는 것도 아니고 비교적 쉽게 전파된다. 백신 개발이 어떤 영웅 과학자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다 같이 백신 맞고 극복한다’ 라는 희망적 미래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보인다.
백신 불평등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 관련기사.
감염의 위험에서 벗어난 국가 혹은 도시의 사람들이 백신 보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곳의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혹시나 백신 개발 능력과 인프라가 제2의 핵과 같이 무기화 된다면, 끔찍한 불공평이 생겨날 수 있겠다. 펜데믹은 또 다른 전설을 만들어 낼 것 같다. 여전히 평가는 시간이 흐른 뒤에 가능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