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리뷰13
시원시원한 액션과 복잡하지 않은 구성, 적절히 빠른 전개의 영화이다. 그러나 사실 리얼스틸은 SF라고 하기엔 액션 영화 같고, 액션 중에서도 복싱 영화이고, 사실 그보다는 가족영화이다. 아래 포스터에서 보이듯. 로봇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그런 과정이 영화의 주요 스토리다. 감동은 그리 크진 않고, 엄청난 스토리도 아니다.
영화를 보면서,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이 영화가 보여준 이야기는 가족이 하나가 되는 것이 결말이 아니다. 가족은 그대로 뿔뿔이 흩어진다. 어찌 보면 매우 현실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불편한 것은 아니었다.
주인공인 맥스(아들) 입장에서 볼 때, 맥스가 자라온 가정의 배경이 무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일찍 사고로 혹은 병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찰리)는 자신을 낫자마자 도망갔는데
만나보니 자신을 원하는 양부모에게 돈 받고 팔려고 하는 작자이고
양부모는 나이 드신 이모와 이모부이시다.
바로 이 부분이 불편했다. 문제아로 컸어야만 한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저런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지? 복싱을 대신해주는 로봇이 나와서 SF가 아니고 이해하기 어려운 주인공 소년 때문에 더 SF같이 느껴졌다.
아버지인 찰리보다 훨씬 어른 같은 아들 ‘맥스’가 우리 사회에 존재할 수 있을까? 찰리는 다수 존재해도, 맥스는 존재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던 상관하지 않고, 부모님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삶의 목표’를 갖고 성장해 간다는 것! 적어도 뉴스 포털을 통해서 보는 한국 사회와는 괴리감이 컸다.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그냥 영화일 뿐인 건가. 나는 왜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는 것인가?
사회 구조의 변화가 매우 급격하다고 한다. 1인 가구도 늘어가고 있다. 가족의 의미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부모 같지 않은 혹은 부모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어른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이들 입장에서 어찌 보면 일찌감치 가족이란 테두리를 벗어버리고 자기 인생을 알아서 살아갈 수 있는 맥스 같은 마인드가 필요한 것일 수 있겠다.
결국은 나의 고정관념이 더 문제인지 모르겠다.
나의 자녀들에게 어떤 가족의 개념을 보여 줘야 할지. 이젠 정말 연구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