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개념과 관련해 철수 쌤이 설명한 것은 다음과 같다.
대학 수학 능력(대수능)은 ‘대학’에서 ‘수학(修學, 학문을 닦음.)’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그 능력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이 대수능 시험이다. 학문은 이론(理論)을 다루므로 이론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국어 공부의 시작이다. 이론은 개별적 사실(현상)들의 공통점을 파악하여 일반화한 것으로 추상적, 관념적 어휘들로 체계를 이룬다. 따라서 이원론적 사고나, 다른 설명에서 같은 의미를 찾는 국어 능력을 발휘하면서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자.
지문은 개념으로 시작하고 개념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론의 체계가 개념들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개념은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 종합하여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으로, 말의 뜻인 의미(意味)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개념과 달리 특수한 분야에서 약속된 개념은 사전에 제시하지 않는다. 개념은 정의(定義)된다. 정의란 개념이 속하는 가장 가까운 유(類)를 들어 그것이 체계 가운데 차지하는 위치를 밝히고 다시 종차(種差)를 들어 그 개념과 등위(等位)의 개념에서 구별하는 일이다. 지문에서의 개념 정의는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한없이 하는 것은 아니고 고등학교 1학년 수준 이상까지만 해 준다. 사전에 있는 개념을 다 외워 둘 필요 없고, 지문에서 한번 봤다고 그의 개념을 외울 필요도 없다. 대신 개념을 이해하는 국어 능력에 신경 쓰자.
개념 정의는 개념이 어디[상위 개념]에 속하는지, 남다른 특성[종차]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다. 남다른 특성과 특성은 구별되어야 한다. ‘A(개념)는 B(종차)-ㄴ/-는 C(상위 개념)이다’는 표준 형식 외에도 ‘A를 B로 명명하다’, ‘A는 B를 말하다’, ‘A를 B라 하다’ 등의 문장을 통해 정의를 한다. 개념을 만드는 것과 이름을 붙이는 명명(命名) 작업의 관계를 알아 두자. 남다른 특성을 파악하여 이름을 짓듯, 종차를 밝히며 개념을 만든다. 따라서 종차 이해가 개념 이해에 가장 중요하다.
지문을 만드는 데, 개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흥미를 위해 개념을 오해하게끔 설명하는 교양 서적은 잘 이용하지 않고 대학 전공 서적이나 논문을 활용한다. 다만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서는 전문 용어는 충분히 설명해 주면서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지문에는 꾸미는 말과 꾸밈을 받는 말의 구조로 된 개념 설명이 많다. 그에 따라 지문이 복잡해지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정의는 글자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학문 이론은 대부분 수학적 개념으로 되어 있으므로 훈련을 통해 수학적 정의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정의에서 말하는 ‘체계 가운데 차지하는 위치’와 ‘등위의 개념’ 등을 고려할 때, 개념들의 관계를 상하 관계와 등위 관계로 파악할 수 있다. 개념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몰라도 개념들 간의 관계만 파악해도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된다. 삼단 논법의 대전제와 소전제에 포함된 대개념과 소개념을 매개하여 결론을 성립시키는 매개념을 활용하면 개념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좋다. ‘각각’이라는 말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개념들의 관계가 달라지므로 유의해야 한다. 글쓴이가 만들어낸 개념을 사전에 의지해서 이해하려는 것이 소용없을 때가 있으므로, 글 속에서 알아내는 훈련을 많이 하자.
일상어들이 학자의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하므로, 뜻 풀이는 잠시 접어두고 개념의 정의를 이해해야 한다. 개념 간의 상하 관계와 등위 관계를 생각하는 국어 능력과, 등위 관계에 있는 개념들에 있는 차이나 반대 관계를 생각하는 국어 능력을 이용해 개념들의 관계를 벤다이어그램이나 판정도로 생각해 보자. ‘A은/는 B(으)로(서) C이다’와 같은 상술(詳述) 문장을 통해 개념들을 설명하므로 이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A을/를 넘어서 B(A 너머에 있는 B)’, ‘A와/과 구분되는 B’라는 어구는 ‘A와 B 사이에 차이가 있다’, ‘A와 B가 반대 관계이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개념에 이해에 활용하자.
지문 읽기의 최종 목표는 개념의 종차를 알아 내는 것이다. ‘본질(本質)’은 종차이며 남다른 특성으로서, 개념 정의할 때 판단의 기준이 필요할 때 사용된다. 개념은 개념으로 정의되므로, 연속되는 개념 설명을 끈기있게 이해하도록 하자. 차이점을 밝히는 대조는 본질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지문에 자주 나온다. ‘A는 B와 달리’, ‘A로, B로 구분하다’, ‘A는 B가 아니다’라는 문장은 A와 B의 차이점을 밝히며 종차, 즉 본질을 밝히는 것을 보여준다. 지문 읽기의 최종 목표인 종차(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다른 것과 차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그 전에 상하 관계, 등위 관계를 파악하는 것을 해야 한다.
스무고개에서 첫 번째 질문은 상위 개념, 이후 각각의 질문은 특성을, 답을 맞히는 데 결정적인 마지막 질문은 본질(종차)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등위의 개념들 사이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개념을 설명하는 글은 그런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에서는 구별하지 않는 어휘를 학문(이론)에서는 구별하여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A는 B가 아니라 C이다’ ‘A는 B의 전부가 아니다’ 등은 등위의 개념과 그들 사이의 차이를 통해 개념을 세밀하게 설명하는 데 사용한다. 종류를 나누는 분류와 구성요소로 나누는 분석을 구별하며 글 읽기에 활용하자.
개념에 대한 이해는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어쩌면 여기에서의 개념 설명은 개념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의 바탕이 된다. 개념 이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여기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 공부 III>에서 개념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