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정확히 알려다가 포기할래?

[013] 개념들 간의 관계 파악

by SCS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이다. 절대정신은 절대적 진리인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 예술·종교·철학은 절대적 진리를 동일한 내용으로 하며, 다만 인식 형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절대정신의 세 형태에 각각 대응하는 형식은 직관·표상·사유이다.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 헤겔에 따르면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이것만은 … ]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이 붙지 아니하는 것. 비교하거나 상대될 만한 것이 없는 것. ( )

*자극을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일련의 정신 과정. 지각, 기억, 상상, 개념, 판단, 추리를 포함하여 무엇을 안다는 것을 나타내는 포괄적인 용어로 쓴다. ( )

*사람이나 물건의 하나하나. ( )

*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림. ( )

*감각 기관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함. 또는 그런 작용. ( )

*지각된 것을 정리하고 통일하여,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식을 낳게 하는 정신 작용. 넓은 뜻으로는 지각이나 직관(直觀), 오성(悟性) 따위의 지적 능력을 통틀어 이른다. ( )

*이전에 경험한 것이 마음속에서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상. ( )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하여서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 ( )

*말이나 글에서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 ( )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이다. … 절대정신은 …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

개념은 학생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고통스럽게 만든다. 나아가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하여 국어 공부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철수 쌤이 늘 얘기하지만 그렇게 생각지 말라. 국어 지문은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서는 개념은 외워 둘 필요가 없을 정도로 친절하게 출제 선생님들이 설명해 준다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안심이 안 되는가? 그럼 학생들에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얘기 하나를 해 주겠다. 개념을 굳이 정확하게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희소식이라고? 물론 그 대신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그럼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앞에서 개념들의 관계는 상하 관계등위 관계로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A는 B, C와 마찬가지로 D의 하나이다’라는 문장 구조도 개념들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D가 상위 개념이고, A, B, C는 등위 관계를 이루며 D의 하위 개념인 것이다. 이를 이해하는 것은 앞에서 학습한 개념의 정의를 이해하는 데도 필요하다.

개념이 속하는 가장 가까운 유(類)를 들어 그것이 체계 가운데 차지하는 위치를 밝히고 다시 종차(種差)를 들어 그 개념과 등위(等位)의 개념에서 구별하는 일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체계 가운데 차지하는 위치’ ‘등위의 개념’이 개념들 간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이해해야 할 것들이다.

지문을 보면서 ‘절대정신’이 무슨 말인지 알고 있는 학생은 아주 드물 것이다. 철수 쌤은 그 학생을 칭찬은 해 주겠지만, 그러지 않은 학생을 나무라지도 않는다. 절대정신은 고등학교 수준을 벗어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철학 공부를 한 것이지 국어 공부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수 쌤과 같은 생각이기에 출제 선생님도 친절하게 ‘절대적 진리인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을 가리킨다’고 정의 문장으로 설명해 주지 않았던가? 그런데 학생들은 출제 선생님의 정성을 생각해서 정의 문장을 보고 절대정신이 어떤 말인지 알아야 하고, 모르면 큰일 나는 것인가? 그러지 않아도 된다. 국어에서는 그 개념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몰라도 풀 수 있는 문제를 낸다. 대신 그 문제는 개념들 간의 관계를 파악해야만 풀리는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문에 의하면 ‘예술’, ‘종교’, ‘철학’이 등위 관계에 있고, ‘절대정신’은 그것들의 상위 개념이다. ‘예술’, ‘종교’, ‘철학’이 ‘절대정신’의 종류, 유형임을 이해하고, 아래 벤다이어그램이나 계층 구조도를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상하 관계, 등위 관계를 갖는 개념들은 벤다이어그램이나 계층구조도를 그리며 이해하자.


그리고 개념 정의는 상위 개념을 밝히는 것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A는 Bㄴ/는 C를 가리킨다’는 문장 구조를 통해 ‘절대정신’과 ‘‘이념’을 인식하’는 것, 그리고 ‘인간 정신의 영역’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벤다이어그램을 그릴 수 있다.


013-2.png ‘A는 Bㄴ/는 C를 가리킨다’는 문장 구조의 벤다이어그램


여기까지는 이전에 철수 쌤이 설명한 국어 능력을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갖추어야 할 국어 능력 중에 하나가 더 있다. 한 개념을 매개로 다른 개념들을 연결할 수 있는 추리 능력이다. 삼단 논법의 대전제와 소전제에 대해서는 앞에서 설명했다. 두 전제에 포함된 대개념소개념을 매개하여 결론을 성립시키는 개념이 있는데, 그것을 매개념이라 한다. 이를테면


에서 ‘동물’이 매개념이다.(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지문에서 ‘예술은 종교, 철학과 마찬가지로 ‘절대정신’의 한 형태’라고 했다. ‘예술·종교·철학’과 ‘절대정신’의 관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문에서 또다시 ‘절대정신’을 ‘이념’과 ‘인간 정신’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보고 철수 샘은 두 내용을 ‘절대정신’을 매개념으로 연결하는 국어 능력을 발휘한다. 즉 아래의 벤다이어그램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013-3.png 매개념을 통해 둘 이상의 개념들 간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예술·종교·철학은 절대적 진리를 동일한 내용으로 하며, 다만 인식 형식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에 각각 대응하는 형식은 직관·표상·사유이다

어떤 것을 이해할 때 둘로 나누는 것을 이원론(二元論)이라 하고, 그것을 이용하면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내용-형식’은 이원론적 개념 중에 하나이다. 예컨대 ‘언어’를 ‘언어의 내용’, ‘언어의 형식’이라는 이원론적 방식을 이용해 설명할 수 있다. 즉 언어의 내용은 ‘의미’이고, 형식은 ‘소리’라는 식으로 언어를 설명하면 언어가 기호의 하나라는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지문에서도 ‘예술·종교·철학’을 내용과 형식이라는 이원론적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그것들의 내용은 ‘절대적 진리’이고, 형식은 ‘직관·표상·사유’라는 것이다. 여기서 ‘직관·표상·사유’가 무엇인지 당장 몰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형식’의 하위 개념임을 아는 것이다.

이때 ‘A, B, C에 각각 대응하는 D, E, F’라는 문장 구조를 활용하는 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즉 ‘각각’이라는 말의 용법을 고려해, A와 D, B와E, C와 F를 연결 지어 이해하는 것이다. ‘각각’이 있고 없고를 고려해 그림을 그려 보자.(이는 수학적 사고의 하나인 ‘경우의 수’와 관련 있어 추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각각'이 있을 때(좌), 없을 때(우) 대응의 경우의 수가 다르다.


이를 이용하면 ‘예술의 형식은 직관’이고, ‘종교의 형식은 표상’이며, ‘철학의 형식은 사유’라고 관계를 지으며 이해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게 된다.


개념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벤다이어그램과 표로 정리하는 훈련을 많이 하자.


벤다이어그램이 겹치는 부분과 겹치지 않은 부분이 각각 공통점과 차이점을 말하는 것임은 고등학생이라면 이미 배워 알고 있을 것이다.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 논리적 지성

역시나 국어 선생님들은 친절하다. 앞에 나온 ‘직관’, ‘표상’, ‘사유’를 정의하는 문장을 통해 설명해 주고 있다. 물론 ‘감각’, ‘지각’, ‘심상’, ‘개념’, ‘논리’가 각각 무슨 의미 또는 개념인지는 고등학생이라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과 같은 문제를 풀 수 있다.


6. 직관ㆍ표상ㆍ사유의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먼 타향에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는 것은 직관을 통해, 같은 곳에서 고향의 하늘을 상기하는 것은 표상을 통해 이루어지겠군.

②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과, 그 후 판타지 영화의 장면을 떠올려 보는 것은 모두 표상을 통해 이루어지겠군.

③ 초현실적 세계가 묘사된 그림을 보는 것은 직관을 통해, 그 작품을 상상력 개념에 의거한 이론에 따라 분석하는 것은 사유를 통해 이루어지겠군.

④ 예술의 새로운 개념을 설정하는 것은 사유를 통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작품의 창작을 기획하는 것은 직관을 통해 이루어지겠군.

⑤ 도덕적 배려의 대상을 생물학적 상이성 개념에 따라 규정하는 것과, 이에 맞서 감수성 소유 여부를 새로운 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은 모두 사유를 통해 이루어지겠군.


'개념을 적용'한다는 것은 사례를 찾는다는 것인데,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판정도를 그려야 한다.


개념의 사례를 찾기 위해서는 판정 기준을 생각하며 판단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개념 적용(사례 찾기)을 위해 개념 정의를 보고 판정도를 그리는 것은 추후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

‘직관의 외면성’, ‘표상의 내면성’, ‘예술의 객관성’, ‘종교의 주관성’ 등은 무슨 말일까? ‘외면성’, ‘내면성’, ‘객관성’, ‘주관성’ 등을 알아내기 위해 사전의 내용을 더듬는 학생이 있다. 실제로 사전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외면: 겉에 있거나 보이는 면.=겉면. 말이나 하는 짓이 겉에 드러나는 모양.

내면: 물건의 안쪽. 밖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는 사람의 속마음.

객관: 자기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제삼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함. 주관 작용의 객체가 되는 것으로 정신적ㆍ육체적 자아에 대한 공간적 외계. 또는 인식 주관에 대한 인식 내용.

주관: 외부 세계ㆍ현실 따위를 인식ㆍ체험ㆍ평가하는 의식과 의지를 가진 존재.


이상의 의미는 고등학생으로서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의미들을 생각하며 지문을 읽어 보라. 지문을 이해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느낄 것이다. 왜 그럴까? 앞에서 글쓴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개념을 만들어 내는데 그것은 사전에 없다고 했다. ‘외면성’, ‘내면성’, ‘객관성’, ‘주관성’이 바로 그 개념들에 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글 속에서 그 개념들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즉 다른 어휘나 문장이라도 같은 의미임을 파악하는 국어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때 단서가 되는 것이 ‘-성(性)’이라는 접사의 용법이다. 이것은 ‘성질’의 뜻을 더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글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은 ‘직관’, ‘표상’, ‘예술’, ‘종교’의 특성을 언급한 내용이다. 글 속에서 알 수 있는 각각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예술에 대응하는 형식은 직관이다.

종교에 대응하는 형식은 표상이다.

직관은 …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다.

표상은 …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다.


이를 고려하면 외면성은 직관이 갖고 있는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함’을 말하고, 내면성은 표상이 갖고 있는 ‘심상을 떠올리는 것’을 말하며, 객관성은 예술의 형식인 직관의 성질을 말하고, 주관성은 종교의 형식인 표상의 성질을 말한다. 이에 따르면 외면성과 객관성은 같은 말이고, 내면성과 주관성은 같은 말인 것이다.

이렇게 글쓴이가 만들어낸 개념을 사전에 의지해서 이해하려는 것이 소용없을 때가 있음을 알아 두자.

이제 좀 안심이 되는가? 때로는 글읽기를 손쉽게 접근하자. 처음부터 기를 쓰고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려 하지 말고, 개념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며 가볍게 접근하도록 하자. 그러다가 차츰차츰 국어 능력이 쌓이면 이전에 안 보이던 개념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빨리 끊는 냄비는 빨리 식는다 하지 않았는가? 처음부터 진을 빼서 국어 공부를 포기하는 것보다는 천천히 가는 것이 차라리 낫다.


[이것만은 … ]의 정답

절대적(絶對的), 인식(認識), 각각(各各), 감각(感覺), 지각(知覺), 지성(智性), 심상(心象), 개념(槪念), 논리(論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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