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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eBloomer May 22. 2019

영감님의 영광의 시간은 언제인가요?

타이밍의 과학



"성공하기 위해서는 7가지 습관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왜’ 성공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되물어 보세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10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위의 문장은 성공에 대한 ‘무엇(what)’, ‘왜(why)’, ‘어떻게(how)’의 답을 주고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고, 그것을 어떻게 잘 할 수 있으며,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답이 수두룩하다. 

너무 뻔하지 않은가? 직관적으로 생각해보자. 


괄호안에 알맞은 의문사를 넣으시오(2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는 (     ) 해야 할까?” 


실제 발음하며 읽어보면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가 단번에 입에서 튀어나온다. ‘무엇을’이나 ‘어떻게’ 외에 다른 것을 떠올리기 힘들다. 간혹 ‘누구와’가 들어갈 수도 있고, 질문을 살짝 바꿔 "원하는 목표를 ‘왜’ 이루어야 할까”도 떠올릴 수 있다. 


 그런데 ‘언제’는 간과되기 쉬운 부분이다(‘어디서’는 논외로 쳤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언제’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언제 하든 결국 하기만 하면 되잖아?”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결국 하기만 하면 되긴 하지만 ‘언제’ 하느냐에 따라 효율이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타이밍의 과학’을 우리에게 소개해준다. 살면서 처음 듣는 얘기도 많을 것이다. 취업을 ‘언제’하느냐에 따라 10년간의 연봉이 결정된다는 것, '아침형 인간’ 찬양은 시대착오적인 얘기라는 것, 아홉수에는 평소에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게 된다는 것, 농구경기든 회사의 프로젝트든 심지어 우리의 인생 전반에 걸쳐 중간지점에 힘이 빠지기도, 중간지점에서 갑자기 스퍼트를 올리게 되기도 하는 이유.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2장의 ‘휴식’에 대한 것이었다. 평소에 수면의 중요성, 휴식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던 터라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더이상 ‘4당5락(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의 감수성은 이 시대와 맞지 않다. 잘 자야 하고 잘 쉬어줘야 한다. 


 재밌는 점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것만 같은 판사의 결정도 휴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이다. 

하루종일 죄수의 가석방을 결정하는 일을 하는 판사가 있다. 이 판사는 법과 절차에 따라 죄수의 가석방 여부를 결정짓는다. 하지만 통계를 내어봤더니 생각보다 이성적인 판단과는 거리가 먼 결과가 도출됐다. 판사는 오전에 유독 가석방 결정을 많이 하고 점심이 다가올 수록 그 수가 줄었다. 그러다 ’10-20’분의 휴식 만으로 다시 가석방 통계가 훌쩍 뛰었다. 즉 판사의 기분에 따라 판결이 오락가락 했다는 것이다. 판사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오전에 기분이 좋을 때는 조금 더 융통성을 발휘하고 관례를 벗어나는 호의를 발휘하지만, 오후에 기분의 ‘최저점’에 있을 때는 조금 더 각박한 판결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최저점’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를 알려면 우선 ‘크로노 타입’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크로노 타입은 사람의 생체 주기가 3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 

‘종달새 유형’(아침형), ‘올빼미 유형’(저녁형), 그리고 ‘제 3의 새 유형’(늦은 아침형, 혹은 중간형). 

자신의 크로노 타입을 알기 위해서는, 내가 언제 잠이 오고 언제 잠에서 깨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출근이나 통학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을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내 잠을 방해하지 않는 주말에 언제 잠이 들고 언제 깨어나는지 관찰하라. 그리고 그 중간 시간(11시에 자서 5시에 일어난다면 중간시간은 2시). 표에서 자신의 중간시간이 일치하는 지점에 적힌 크로노 타입을 확인하라.



 통계상 ‘아침형’, 그러니까 종달새와 제 3의 새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아침에 더 활기차고 오후에는 기분과 컨디션이 가라앉았다가 저녁에 다시 상승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사람들의 최고점-최저점-반등 그래프는 오전에 최고점을 찍고 오후에 최저점으로 내려갔다가 저녁에는 다시 반등하는 양상을 띤다. 하지만 올빼미는 다르다. 그래프의 오른쪽에 위치한 올빼미 일수록 아침이 힘들고 오후가 더 일하기가 좋다. 만약 올빼미 유형의 판사가 가석방 결정을 하게 된다면, 오전에는 가석방의 수가 적고 오후에 기분이 한껏 좋아져 가석방을 줄 확률이 올라갈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기상시간을 5시반~6시 사이로 정했다. 그 놈의 ‘미라클 모닝’ 때문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집중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체감상 더 긴 하루를 맞이하기 위해서다. 잠도 충분히 6시간 정도는 잤다. 하지만 하루 중 피곤하고 집중이 안되는 시간, 즉 최저점이 자주 찾아왔다. 잠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어 7시간 넘게 자보기도 하고, 체력이 없어서 그런가 싶어 운동도 하고 비타민도 챙겨먹었다. 

내가 '제 3의 새’ 유형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1.5-2시 사이에 잠이 들고 8시 넘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아침이 덜 힘들고 낮 시간에도 오래 집중을 유지 할 수 있었다. 덤으로 기분까지 좋아져 주변 사람에게 더 친절해지기도 했다. 역시 타이밍의 과학이란!


 ‘언제’가 중요하다고 해서 ‘무엇’과 ‘어떻게’, ‘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언제’는 과소평가 되어 왔다. ‘언제 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다. 



영감님, 당신의 최고점은 언제인가요? 

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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