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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eBloomer Jul 05. 2019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수익률 좋은 투자

너무 뻔하지만, 아무도 안 할 게 뻔한

 내가 책을 열심히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믿음” 때문이다. 변할 수 있다는 믿음.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어릴 때부터 사람들은 타고나는 게 있다고 말한다. 공부머리, 운동신경, 일센스, 암기력, 수학, 과학, 역사, 언어를 배우는 재능 등등. 물론 재능은 실재한다고 한다. 메시보다 더 많이 훈련하고 노력하는 선수가 메시가 될 수 없듯, 똑같은 꽃을 봐도 ‘예쁘네’하고 넘어가는 사람과 이별의 한을 숭고한 희생적 사랑으로 끌어올리는 김소월의 차이가 존재하듯, 재능은 실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김연아나 박지성이 되기 위해 살지 않는다. 내 분야에서 1%만 되더라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이 1%는 노력으로 도달 가능하다고 믿는다.


 독서를 시작하고 많은 것이 변했다. 

예전에 비해 훨씬 논리적이고 합리적, 비판적 사고를 하게 됐다. 예전보다 눈에 보이는 것에 휘둘리는 일이 줄었다(그래도 여전히 비합리적인 부분이 너무 많다. 그래서 끊임없이 공부한다).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 조금 더 명확하게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텍스트를 읽을 때 이해가 더 잘되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겼다. 꿈과 목표가 생겼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신기한 감정이 생긴다. 그 순간은 마치 내가 이것을 배우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다. 독서와 더불어 글쓰기도 시작하고는 이 장점들이 더 증폭됐다. 불과 2-3년 전 내가 쓴 글, 내가 했던 말을 보면 터무니없는 것들이 많다. 부끄러운 만큼 내가 성장한 것이리라.


 요즘 들어 자기계발서가 외면받고 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내가 해봤으니 너도 해봐. 안 하면 틀린 거야’라고 강요를 하는데 지쳤다고 한다. 또 한 가지, 너무 뻔한 말만 적혀있다는 거다.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고 칭찬해주고 인정해주세요’ 같은 말. 너무 뻔하다. 유치원생도 알겠다. 살 빼려면 적게 먹고 운동하세요. 공부 잘하려면 교과서를 많이 보세요. 교양 있는 시민이 되려면 독서를 하세요 같은!


 그 뻔한 말 중 내가 꾸준히 실천한 것이 있다면 ‘독서’다. 나는 뭔가 특별한 삶을 살고 싶었고, 그러려면 특별한 사람이 살았던 길을 걸으면 될 거라 믿었다.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독서광이었다. 하나같이 다 ‘책을 많이 보세요’라고 한다. 너무 뻔한 말이어서 고작 책 읽는다고 뭐가 바뀔까 싶었다. 실제로 책 한 두권 읽는다고 바뀌지 않았다. 책을 꾸준히 1년, 2년 읽으면서 내 역량도 차곡차곡 쌓여 왔던 것 같다.


 뻔한 말이지만 그 뻔한 말을 실천하는 사람은 많이 없다. 너무 뻔해서 다른 특별한 비법이 있다고 믿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뻔한 말을 꾸준히 실천하니 확실히 변한 게 많아서 놀랍다. 23살 정도부터 그냥 잡다하게 읽기 시작하고, 양서로 제대로 된 독서를 시작한 것은 1-2년에 지나지 않은데 말이다.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독서 고수 나셨네 싶은데, 비교는 상대적인 것이다. 내가 잘났다는 게 아니라, 마치 시험을 10점, 20점 맞던 내가 뻔한 공부방법을 꾸준히 실천했더니 40점이 된 경우다(실제 독서 능력을 따지면 40점도 과분하고 15점 정도 줄 수 있을까. 비유로만 들어주길 바란다). 초허접이 그냥 보통 허접이 된 정도랄까? 고3 때, 대학을 지원하며 ‘전자공학과? 여기는 삼성전자 갈 수 있는 건가 허허. 전자오락 전자석 헤헤’ 이런 생각으로 진로를 결정해버린 생각 없던 내가, 이제는 명확한 꿈과 목표가 생겼다. 생각하며 주도적으로 살게 된 것만으로 독서에 감사를 표한다.


 주변에 책을 읽고 변화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미약하지만 내 글을 보고 한 명이라도 자극을 받는 사람이 나오길 바란다. 그래서 같이 책을 읽고 토론도 하고 좋은 책 추천해주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지면 좋겠다! ‘나도 책 봐야지’하는 생각을 넘어,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한 챕터라도 읽어 보는 건 어떨까.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습관을 낳고,
습관은 성격을 낳고,
성격은 운명을 바꾼다.
- 랄프 왈도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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