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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eBloomer Sep 05. 2019

구혜선 vs 안재현. 누구의 잘못인가

 포커는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그중 ‘7 카드 스터드’라는 게임이 있다. 7장을 받아 그중 5장의 카드를 갖고 배팅을 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4장은 상대에게 보이지만 나머지 3장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기서 심리싸움이 시작되고 도박이 진행된다. 이 게임의 묘미는 ‘안 보이는 데’ 있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도박이 된다. 그래야 한 턴 한 턴 배팅을 할 때마다 치열한 심리싸움이 가능해진다.


 나는 내 패를 모두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패는 ‘보이는 것’ 외에는 볼 수 없다. 다른 사람의 히든카드를 보기 위해서는 배팅을 끝까지 진행하고 내 ‘손해’를 감수해야만 볼 수 있다(그것도 상대가 응해줘야만). 상대의 액면은 원 페어인데 정작 패를 까 보면 포카드나 풀하우스인 경우도 있다. 보이는 것만 믿고 덤볐다가는 큰 코 다친다. 보이는 것 외에, 배팅할 때의 흐름을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 ‘맥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맥락을 읽어도 모든 것을 읽을 수는 없다.




 얼마 전, 안재현과 구혜선의 이혼 관련 진흙탕 싸움이 진행됐다. 처음 시작은 구혜선의 인스타 글이었다. "권태기로 변심한 남편은 이혼을 원하고 저는 가정을 지키려 한다" 라며 포문을 올렸다. 송중기-송혜교 커플이 이혼한 모습과는 매우 달랐다. 송송커플은 공식입장만 있었을 뿐 개인적인 발언은 없었다. 하지만 구혜선은 공식 언급이 있기 전에 sns로 이혼 소식, 정확히 말하면 진행상황과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의 소속사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안재현도 반박, 구혜선이 재반박을 한 상태이다. (현재는 두 사람 sns의 이혼글은 내려진 상태)


 구혜선과 안재현은 왜 공식 발표를 놔두고 개인 발언을 하게 됐을까?  진흙탕 싸움으로 가면 사생활이 어느 정도 폭로가 되리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그것을 감수하면서 까지 폭로를 감행할 가치가 있었던 걸까. 의도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확실히 서로의 이미지에 손해가 가해진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서로의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다 알 수는 없다. 두 사람의 패는 1-2번 정도만 오픈됐을 뿐이다. 보이는 모습으로만 판단한다면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다. 보이지 않는 카드도 봐야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구혜선의 주장대로 안재현이 외도를 하고 가정생활에 충실하지 않고 본인을 힘들 게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합의 이혼 만으로는 도저히 억울해서, 본인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견딜 수 없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안재현이 ‘구혜선 폭로전’의 희생양일지 모른다. 관계라는 것은 결과만 놓고 볼 수는 없다. 10년 넘게 학대를 당하다 참다못해 아버지를 찌른 딸에게 정상참작을 하듯, 안-구 둘 사이의 결혼 생활에 어떤 힘든 일이 있었는지는 당사자만이 알 것이다. (물론 어떤 힘든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외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외도 의혹이 사실이라 한다면!)


 제목에서 어그로를 끌었지만, 안재현-구혜선 누가 더 잘못했는지 평할 생각은 없다. 아니, 마음속으로라도 평가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첫째는 성급하게 어느 한쪽을 선택하게 되면 결국 편향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사정을 다 모르고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을 내리면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본다. 인간관계는 누가 먼저 시작했고, 누가 어떤 행동을 했고 따지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기적이기도 하지만 합리적인 면도 갖췄다. 일부러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믿는다. 하지만 생각이 다르고 취향이 다른 사람끼리 같은 행동을 보더라도 다르게 해석할 여지는 있다. 그 차이가 갈등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서로가 서로를 보며 ‘쟤는 나만 보면 저러네’, ‘자기가 먼저 그랬으면서 나한테만 뭐라고 하네’ 억울해하기도 하고 오해만 쌓여간다.


 안-구 이혼 논란은 지금도 진행 중에 있고 결론이 어떻게 날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갖은 추측이 난무한다. ‘안재현이 뜨면서 변했다’ 혹은 ‘저런 구혜선 밑에서 살다니. 안재현이 보살이다’ 등. 사람들의 여러 가지 해석들은 터무니없는 것도 있지만 정황상 말이 되는 것도 많다. ‘보이는 것 만으로’는 어떻게든 본인들이 보고 싶은 대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은 알 수 없다. 아니, 전지적 시점에서 모든 진실을 알았다고 해도 사람마다 각자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본인들에게 유리한 사실만 알리고 불리한 사실은 감추고 있는 상황에서 명확한 판단이 가능할까?


 



 혹시 안재현 팬이나 구혜선 팬이 본다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어떤 결론을 내리고 싶은 욕구가 있다. 개인적인 편향도 일부 존재한다. 그렇지만 빨리 판단을 내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한쪽의 관점으로만 상황을 해석하지 않기 위해 애를 쓴다. 안재현-구혜선 문제뿐만이 아니라 살면서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일들이 수도 없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일들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한 가지 관점으로만 상황을 판단한다면 갈등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오해와 억울함만 커질 것이다. 내 손으로 헬조선을 굳건하게 만드는 일이 된다.



 여기 전설의 타짜 ‘고니’ 선생님의 명언이 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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