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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teBloomer Sep 30. 2019

인생에 정답은 없다

그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feat. 유노윤호)

 내일이면 10월이 된다. 나의 20대도 정확하게 딱 세 달 밖에 남지 않았다. 20대를 살아가면서 교만하게도 ‘인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고 정답에 점점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창 교만하고 뭔가 좀 알았다고 들떴던 시기였다.


 사람을 좀 더 만나고, 세상을 공부하고, 실패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내 교만이 많이 꺾였다. 내가 속으로 판단했던 사람들이 다르게 변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거의’ 진리라고 믿어왔던 것들 중 부질없는 것을 깨닫기도 하고, 내가 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던 일에서 한없이 추락하기도 했다. ‘이제 다 알았다’라고 생각한 순간 잡고 있던 것이 모래가 되어 손에서 빠져나가 버리는 느낌이었다.



 인생이 괴로운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매 순간 우리는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기회비용을 따져 최선의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한다. 하지만 선택을 하고도 불안감은 지워지지 않는다. '만약에 내가 한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라면?’ 이런 의문이 머리를 자꾸 맴돈다. 선택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자꾸 무난한 길을 선택하려 한다. 불안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무언가를, 아니 안정적이고 절대적으로 ‘보이는’ 어떤 것에 자꾸 집착하게 된다. 돈이나 학벌, 스펙, 안정적인 직업, 존경받는 사회적 지위. 이런 것들이 꼭 ‘정답’처럼 보인다.


 ‘정답’이 존재한다는 사고방식은 ‘틀림’도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내가 인생에 ‘정답’이 있다고 착각했던 것은 인생에 ‘틀린 길’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생이 힘든 이유는 틀릴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받았던 교육은 ‘정답’과 ‘틀림’ 외에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이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직업에 귀천은 없어’라고 배웠지만 본능적으로 ‘귀’한 직업을 원하고 ‘천’한 직업을 피한다. 



 나는 ‘인생에 정답은 없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물론 보편적으로 돈을 더 잘 벌고 안정적인 직업, 합리적인 선택, 관계에 있어 유용한 원리 같은 것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정답’이라고 알려진 선택들을 하고도 불행해진 사람이 있고, ‘틀림’으로 알려진 선택을 하고도 보란 듯이 잘 사는 사람도 많다. 전자의 예는 뉴스를 보면 많이 보이고 후자의 예는 위인전을 보면 많이 볼 수 있다. 정답이 틀리는 경우도 많고 틀림이 정답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면 틀림도 없다. 혹시 이 글을 보는 사람 중에 ‘틀린’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면 같이 희망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고 인내하자. 불확실한 미래에 언제 어떻게 좋아질지 모를 일이다. 혹시 ‘정답’의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면 교만하지 말자. 언제든 자빠질 수 있다. 그리고 언제든 그 위치는 바뀔 수 있다.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모른다는 것은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희망적인 얘기이기도 하다. 




 기독교인 버전으로 마무리를 하자면, 그렇기에 더욱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 세상에서 ‘우연’, ‘운’이라고 말하는 것이 하나님의 자녀에게는 ‘섭리’ 혹은 ‘인도하심’이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것은 기독교인에게 참 다행인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세상을 그렇게 만들어 놓으셨기 때문에 하나님을 신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어떤 길을 가든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면 ‘결국’ 해피엔딩일 것이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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