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호사일까?

60대 자매들의 특별한 하루

by 아직은

갈수록 명절에 대한 음식준비가 시들해진다.


먹고 싶은 것은 모두 먹을 수 있는 요즘인데 명절이 무슨 대수인가 싶기도 하고 준비를 해도 입맛이 달라진 아이들은 빠르게 명절음식을 물려한다. 그래도 명절을 여느 하루처럼 보내는 것은 서운하니까 기본은 해야겠지 싶어 마트에 가면서 형제들이 있는 단톡방에 카톡을 보냈다.

"우리 마트에서 만날까?"

언니들은 기다렸다는 듯 "그래~" 하는 답이 오고 언니들은 먼저 만나고 내가 도착할 즈음 합류하기로 했다.

언니들이 사는 곳 가까이 이사오길 잘했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마트에서 장보기를 마칠 즈음 언니들이 나타났다. 장본 것을 마트의 락커에 보관하고 우린 근처의 카페로 가기로 했다. 락커에 보관을 하자는 언니의 아이디어에 감탄을 하며 사방에서 쏟아지는 눈을 우산으로 막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귀찮기도 했지만 하얗게 쌓이는 주변 풍경에 설레는 마음도 생겼다.

카페는 도로 뒤에 숨어있었다. 명소를 발견한 듯 외관에서 풍기는 카페의 이미지에 기분이 좋아졌다. 제법 넓은 홀을 가로질러 쟁반에 빵과 케이크, 샐러드까지 욕심껏 담고 테이블에 놓으니 마음이 넉넉해졌다.


처음이었다.

명절 하루 전에 이렇게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본 것이.

언니들은 명절 전에 이런 호사가 있냐며 거듭 이야기한다.

30여 년을 넘게 각자의 생활대로 살다 보니 명절에는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었었는데..

엄마가 살아계신다면...

엄마 모시고 카페도 다니며 이렇게 살았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요즘 언니는 "만날 수 있을 때 자주 보자." "지금을 잘 살자."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오늘의 호사가 우리 안에 오래 안착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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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공간 이미지는 하얀 커튼이 창마다 부드럽게 묶여있어 편안함을 준다.

커다란 야자나무를 공간마다 세워 시선을 막아주고 녹색의 플랜테리어 효과를 준다.

연말과 새해를 겸하는 디스플레이가 있어 눈이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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