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 닦는 즐거움
설거지가 귀찮을 때가 있었다.
재미있게 요리를 하고 맛있게 먹고 설거지를 하려면 공연히 요리도 해줬는데 설거지까지? 이런 마음이 생겼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설거지가 싫지 않다. 먹고 바로 닦는 것도 좋고 설거지만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음식 찌꺼기가 씻겨 나가고, 맑은 물에 그릇들이 깨끗해지는 것이 좋게 느껴졌다. 그릇을 씻는 동안 그릇 닦는 것에만 신경을 쓰니 잡념도 없다. 설거지를 모두 마친 후의 개운함이란!
요즘 '마음 챙김'이라는 단어가 많이 듣는데 혹 이것도 그런 종류가 아닐까? 나는 마음 챙김을 설거지로 터득한 걸까? 아무튼, 설거지를 하며 그릇이 깨진다 한들 누가 나에게 뭐라 할 것이며, 설거지는 이렇게 해야 해! 하는 법칙도 없고 설거지할 때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오로지 나 혼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