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에서 '지금은'을 만들어 가는 일

지역력 탐구생활 : <지역은 어떻게 브랜딩되는가>북리뷰

by 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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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남을과 지역을 살릴


‘공동체’를 키워드로 지역 사례를 둘러본 지 어림잡아 15년 정도가 된다. 아주 우연히 ‘지역에 남을’과 ‘지역을 살릴’자원과 자산을 찾았던 일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사실 처음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은 기획이었지만 매년 할 것이 생기고 차츰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 신기했고 신났다. 돌이켜 보면 그럴 일도 아니었지만.

수도권 집중과 도시 위주로 짜여진 일종의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지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그때도, 지금도‘사람’이다. ‘왜’ ‘무엇을’ ‘어떻게’를 묻겠지만 누가 할 것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연결하지 않으면 그저 괜찮은 생각으로 남는다.

'지역력'이라는 흔히 쓰지 않는 단어에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꾸면 좋은 걸 다 알지만 그걸 누가 책임지고 끝까지 할 것인가를 묻는 순간 시키지도 않는 눈치게임을 하는 것을 자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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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 어떻게 브랜딩되는가


행정안전부의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사업을 중심으로 한 소통기반 로컬브랜딩 활성화 보고서를 살피고 싶다는 마음에 급하게 손부터 들었다.

<지역을 어떻게 브랜딩 되는가-매력자원과 창조커뮤니티가 만드는 지역의 변화>의 중심에도 사람이 있다. 보고서로 정리된 여러 ‘지역’을 연결하는 고리에 사람이 있는 것은 자연스럽고 또 당연하다.

빤한 얘기를 한다면 지역 소멸. 인구 감소, 고령화 등의 사회 문제 속에서 지역의 자원, 매력, 문화, 사람들의 삶을 담아 브랜딩한다는 것은 지역만의 '자기다움', 즉 정체성을 정립하는 일이다. 로컬의 방향성 및 전략을 결정하기 위해 브랜드 에센스, 핵심가치, 비전, 목표를 세우는 일련의 작업을 동반한다.

지역만의 ‘로컬다움’은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과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든다. 또한 타 지역, 대도시로 떠나가던 청년들의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상권 활성과 일자리창출 등 쇠퇴하던 지역을 되살리는 동력이 된다. 이른바 ‘책 대로’다. 하지만 마주한 현실은 ‘그래서 어떻게’라고 되묻는다.

한때는 지역 안에서 왜 여기만 이렇게 소외되고 합이 맞지 않는 것을 ‘관찰’했었다. 로컬씬의 한 조각이 되고 나서는 움직이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것과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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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속도와 방향이 다를 뿐이다. ‘미래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어느 미래학자의 말이 로컬, 지역에서는 브랜딩이라는 용어로 설명된다.

균형발전이라는 대전제 아래 관련 사업들이 8개 권역, 시도, 읍면동으로 점점 범위를 좁히고 있다. 생활권은 공간, 행정구역과는 무관하게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활동하는 범위로 밀착감을 높인 구역이다.

생활권 단위의 동네에서 뭘 할 수 있겠나 싶겠지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지역의 특색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분명 있었다. 코어는 역시 ‘사람’이다. 사람을 중심으로 지역을 이해하고 제대로 살고 싶다,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과 모여 살아나갈 방법을 찾아보자 하는 의지가 뭉쳐진다. 아마 이 부분이 이전의 명소마케팅(place marketing)과 다른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사한 결과물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고 매년 요란하게 소개된다. 이번이 좀 다른 것은 장․단기 지표를 설정해 채울 것, 보탤 것, 덜어낼 것, 계속할 것 같은 것을 측정하게 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단기 성과지표는 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지를 산출(output) 중심으로 평가하고, 장기 성과지표는 로컬브랜딩이 지역에 지속적으로 미치는 영향, 장기적인 지역의 변화(outcome)를 측정한다고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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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다움을 살피는 가이드 설정


단기 성과지표의 주요 항목에는 로컬콘텐츠 개발 및 활성화, 핵심 인프라 조성, 운영 계획 및 지속가능성, 협력체계 구축, 창조커뮤니티 육성, 로컬브랜딩 개발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특색 있는 콘텐츠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거점 공간 및 시설이 효과적으로 조성되고 있는지, 운영 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해 로컬브랜딩이 지역 내에서 실질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 성과지표는 지역 브랜드의 인지도 및 애착도, 브랜드 확산력, 인구 변화, 경제활동 증가, 창조적 커뮤니티 성장, 진정성 있는 로컬 경험 제공, 포용적 공간 조성 등으로 구성했다. 장기적으로 지역이 얼마나 활성화되고 경제적·사회적 자립이 가능해졌는지 같은 정성적 접근을 한다.

쉽지는 않지만 주민과 방문객이 지역 브랜드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지역 경제와 공동체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로컬브랜딩이 단발형 이벤트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지역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평가하는 역할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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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잘 해보자고


현장에서 볼 때 ‘이대로만 된다면’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꽤 많은 부분 손을 타는 영역이다. 지역의, 지역 출신의 정도로는 약하다. 적어도 지박령 수준으로 지역과 하나가 된 민간과 지역 먼저 생각하는 공공 리더십이 필수다. 덕분인 것은 앞으로 유사한 접근을 할 때 일종의 가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생겼다는 점이다. 물론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나 상황에 맞춰 잘 써야 한다. 생활권 내에 로컬 특화 사업이 밀집되어 있는지나 개방성과 연결성, ‘찐’로컬 경험 등은 아쉽지만 연출 또는 왜곡․각색이 가능한 영역이다.

이리저리 돌아다녔던 덕에 보고서 안에서 아는 얼굴, 아는 이름, 살폈던 사례들이 반짝인다. 사견을 보태자면 지난 여름 불태웠던 밀양의 흔적에서 눈을 떼기 어려웠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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