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봐 주는 사람 하나 있다는 것

나의 소소한 제주 일상 : 해담은 집 4주년 기념 전시

by 고미


살면서 한 번쯤

이 노래를 붙잡고 버틴 날이 있다. 우연처럼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작품 속에 그 것을 녹여내고 위로받는 일도 있다.


“…더 상처받지 마

이젠 울지 마 웃어봐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말을 해줘 숨기지 마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도 언젠가

흰수염고래처럼 헤엄쳐

두려움 없이

이 넓은 세상

살아갈 수 있길

그런 사람이길…”


바로 그 노래를 떠올리며 전시장을 걸었다.

‘고래가 된 아이들’이 세상이라는 바다로 나가기까지 위로와 응원, 그리고 용기를 펼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공간의 4주년 행사였다.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건 사실 마음이 가볍지 않은 일이다.

부모로 부터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일정 기간 품는다는 것은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흔들리는 일이다.

여기서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말은

그냥 위로가 아닌

새살 돋아라 하고 호호 불어주는 느낌에 가깝다.


잠시 마음을 보듬고 돌아왔다.

진심의 힘이다.

오래 지켜보고 또 지켜보는 시간.

그 시간이 사람을 만든다.


마음만 앞섰던 지난날들을 조용히 돌아보았다.

그러고 보니 오히려 내가 내 몫보다 많은 위로와 응원을 챙겨 온 하루였다.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은

어쩌면 ‘지켜봐 줌’이 아닐까.


더한 것도 없고 덜한 것도 없다.

애써 잘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저 여기 있음을 알고, 거기 있음을 살피는 일.

정을 지어봐야 제대로 쓸 줄도 안다고,

그 마음들이 조금씩 포개지며 도톰한 봉오리를 만든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했던 시인의 노래처럼.

이제 필 꽃들은 누구보다 다정하리라 믿는다.

그 꽃들이 언젠가 바다를 헤엄칠 고래가 되기를.

#해담은집

#4주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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