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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 Oct 10. 2019

맛있게 먹어야 건강해진다

고기를 맛있게 먹는 법

고기는 단백질을 보충해 기력을 높이기 위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먹거리가 풍성해졌고 고기 외 건강을 위한 기능성 식품이 넘치는 시대라 고기를 먹는 이유도 달라지게 됐다. 말하자면, 고기는 맛의 욕구를 해결하고 즐거운 삶의 도우미로서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요리사들이 과거의 조리법을 답습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요리를 창출하듯이 소비자도 되는대로 먹기보다 더 맛있게 먹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 가까운 셰프가 “한국인은 고기 맛을 음미하기보다 씹어 삼키기 바쁘다”고 주장하며 ‘고기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작은 시도’에 관한 얘기를 해주었다. 그의 당부를 최대한 요약해 정리했다.    



고기는 무슨 맛으로 먹을까? 단맛, 고소한 맛, 씹는 맛, 또 뭐가 있는지 물으면 특별히 떠오르는 게 없다는 이들이 많다. 고기 맛을 음미하지 않고 씹어 삼키기 바빴기 때문이다. 사실 고기에는 신맛도 들어 있고 감칠맛도 있다. 맛을 못 느끼는 이유는  음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되는 대로 먹다 보니 육질의 질김과 부드러움에만 집착하게 된다.


음식을 요리할 때 우리는 불을 사용한다. 왜 불을 사용할까? 위생, 안전한 식생활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잘못된 말은 아니지만, 요리를 하는 이도 음식을 먹는 이도 가장 중시하는 것은 맛이다. 불을 사용하는 이유는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 대부분의 식재료는 불에 익혀 먹을 때 더 맛있다. 생선회, 육회, 신선채소들은 그냥 먹는 게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들은 모두 소스를 필요로 한다. 날것들의 맛은 (물론 신선도가 중요하지만) 소스가 결정적이다. 반면 익힌 것들은 소스 없이도 맛을 느낄 수 있다.     


불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침과 공기다. 즉, 음식을 먹는 습관에 따라 맛의 질이 달라진다. 입에 넣고 이로 씹고 목구멍으로 넘기는 건 다 똑같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로 정말로 다르다. 식탁 앞에서 대화를 많이 하면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식사를 하면 더 맛있는 이유, 조근조근 나누는 대화의 즐거움을 통해 침과 공기가 더 많이 섞이기 때문이라면ᆢ 분석도 과장도 가지가지라는 힐난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아래 방법을 실험 삼아 실천해 보면 검증이 되리라.   


고기를 먹을 때 우리는 어디로 씹는가. 대부분 어금니로 씹는다. 목구멍에 가까운 제일 안쪽 어금니로 씹는 이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안쪽 어금니로 씹을 때 가장 맛을 못 느낀다. 고기를 안쪽으로 들이밀수록 혀와 멀어지고 빨리 목구멍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능한 한 앞쪽 어금니로 당겨와 씹자. 그러면 오물오물 씹게 된다. 자연히 혀와 가까워지고 침도 많이 나오게 다.


침은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인체의 보물이다. 거기에 살짝 공기가 들어가면 침이 더욱 샘솟아 입안의 음식을 더 부드럽게 해주고 맛도 좋아진다. 불과 침과 공기가 맛을 더욱 맛나게 해주는 것이다. 입안에서 맛을 느끼면 더 많이 씹게 되고 침도 더 많이 나오고 자연히 위에 부담이 덜 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반대로 안쪽 어금니로 잽싸게 씹어 삼키면 비만자가 되기 십상이다. 햄버거를 급하게 먹는 미국인들 중에 비만자가 많고 앞쪽 어금니로 오물거리며 먹는 민족들은 대부분 날씬하다. 뭐 특별하거나 힘이 들어가는 노력이 아니지 않은가. 음식을 탓하지 말고 먹는 방식을 바꾸란 얘기다.     



술이나 커피, 차를 음미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커피도 침과 공기를 뒤섞어 마실 때와 그냥 삼킬 때, 맛은 엄청나게 다르다. 그러니 대화를 많이 하고 호흡을 자주 하면서 마시자. 운동을 하는 것, 보약을 먹는 것,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것... 다 좋지만 그보다 나은 건강법은 ‘맛있게 먹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기왕이면 맛있게, 몸 전체로 음미하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먹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 물론 적당히 먹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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