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의 일기 (8년 전)
아빠랑 싸웠다.
그리고 아빠의 사과로 화해했다.
집에 가야했는데 시간이 서로 어긋나서 생긴 일이었다.
많이 늦어질 것 같아서 회사 앞으로 오시라고 했다.
밤 11시 30분.
아빠가 오셨다.
집을 가려고 회사 밖을 나오는데
무수히 쏟아지는 상수동의 젊은이들 틈에서
짐짝만큼 크고 무거운 수박을 한 손에 들고
가방을 메고 두리번 거리며 서 있는 아빠 모습을 보았더니
마음이 아파 잠을 잘 수가 없다.
왜 나는 항상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모습을 아빠에게서 보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