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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py Oct 13. 2024

우린 영원히 얼굴을 보지 맙시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나눌 수 있는 대화

저는 아무개입니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일들을 겪었고, 저만이 겪을 수 있는 일들을 겪었죠.


제 삶에 있는 너무 작고 하찮은 상처부터 크기가 너무 커서 아픔을 가늠할 수 없는 상처까지 다양하게 토해내 보려 합니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그중에 한 명쯤, 한 명뿐이라도 공감이라는 감정이 일어나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말하고 글로 쓰는 것의 종착지는 소통. 그 어딘가에 있는 것 같긴 한데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는 거 같습니다.


그냥 글을 보다가 '아.. 이 아무개 씨는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하고 지나가셔도 좋고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있어요.

저는 당신이 , 또 제가 서로의 얼굴을 영영 몰랐으면 합니다.


어디에서 살고 뭘 하는 사람인지 전혀 알 수 없었으면 해요.

그냥 현재 우리 눈앞에 적혀있는 흰 바탕에 검은 글자들로만 교류하고 소통하고, 공감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조건으로 풀 수 있는 이야기들이죠.

가족들도, 친구들도, 연인도 몰랐으면 하는 그런 구질구질하고 짜치는 이야기들.


근데 그런 걸 왜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하냐고요?

물론 우린 영영 안 볼 거니까.


어쩌다가 지나가나 길에서 마주쳐도 3초 이상 쳐다볼 이유 없는 사이니까요.


그러니까 같이 진짜 솔직하게 까놓고 말해봐요. 마음속 구덩이에 엉성하게 덮어둔 이야기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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