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합니다
핸드폰이 안 터지는 곳을 가본 적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특히 데이터가 빵빵하게 잘 터지는 곳이라 더욱 생소할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핸드폰과 함께 하는 삶이 계속된다. 배터리가 나가면 불안하고, 혹시라도 꺼지면 길을 몰라서 집도 못 돌아온다. 핸드폰 노예의 삶이다.
최근 들어서 느끼는 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앞을 안 보고 핸드폰만 쳐다본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길을 잘 찾는지 미지수지만 각자 안 넘어지고 잘도 걷는다. 하지만 뭔가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넘어지는 것도 한순간이라는 것.
핸드폰을 해야 할 때는 잠시 멈춰서 일을 보고, 걸을 때는 내가 걸어야 할 길을 보자.
넘어지면 아픈 걸 떠나 쪽팔리다. 굉장히.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
숏츠를 안 본다고 하는데도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우연히 본 귀여운 강아지 영상으로 시작해서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나 싶은 영상까지. 절여진 뇌가 아프다 못해 저릿저릿하다. 그럴 땐 딱 2초 컷. 결심이 필요하다.
핸드폰을 내려놓을 결심.
내려두고 나면 그제야 뇌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시야가 먼 곳으로 이동되어 산이 보이고, 풍경이 보인다.
가을은 하늘이 너무 평화롭다. 그리고 아름답다.
구름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주말에는 꼭 나만의 작은 식당을 연다.
우울에 찌든 직장인의 껍질을 집어던지고 그냥 손이 가는 데로 이것저것 넣고 볶고 지지고.
먹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오물거리며 일기를 쓴다.
일기를 쓰면서 지난 나의 삶을 닦는다. (선생님은 돌아보고 재정비하는 과정을 닦는다고 표현하신다.)
심리상담사 선생님께서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본인을 아는 것'이라고 하셨다.
나는 그저 나와 대화하고, 위로하고, 공감하면서 살뿐이다.
이런 게 익숙해질 때까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나와 친해지는 건 삶에 큰 과제일까 싶다.
친해지지만 너무 익숙해지지 않게.
과하거나 모자람 없이.
흔들리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
올해의 긴긴 추석 연휴를 맞아서 생각을 정리할 틈이 생겼다.
뭐가 그렇게 바쁜 건지
왜 그렇게 달렸는지
잠시 멈춰서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