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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봐야 한다는데 눈앞의 나무가 더 신경 쓰이는 걸

나는 그렇게 눈앞의 이익만 좇는 인간이었다.

by poppy


회사원으로서 전 직원의 월급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그것은 아주 드물고도 귀한 경험이었다.

회사에서 정말 우연하고도 좋은(?) 기회로 전 직원의 월급표가 정리된 문서를 어쩌다가 열어보게 되었다.

나는 그 얼마 되지 않은 찰나에 내 먼 미래인 대표님이나, 이사님 정도의 월급을 봤어야 했다.

그런데 정말 짜치게도 나와 입사일이 비슷한 또래직원의 월급만 급급하게 찾았다.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그런데 그땐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리고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것처럼 눈을 씻고 싶었다.

분명 대표님은 내가 가족 같다면서 엄청 아낀다고 했었는데

본인피셜 일을 그 상대보다 적지 않게 한다고 생각했던 내 월급이 더 작았다.


진짜 어찌나 심장이 아프던지.

배신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리고 사람이 차분해졌다.

“아... 가족 같아서 월급을 더 적게 줄 수도 있구나. 그런 가족사랑도 있구나” 싶었다.

역시 회사는 회사일뿐.


나는 그 말만 철석같이 믿고 진짜 회사만 보고 일했었는데 참 내가 어리석어 보이는 날이었다.

진짜 내 일을 찾아야만 하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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