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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관계에 적힌 유통기한

유통기한은 믿을게 못된다니까

by poppy

분명 유통기한이 남아있는 제품인데

상태가 영 시원치 않다


한 달이나 남았는데


곰팡이가 핀 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정상 제품은 더더욱 아닌


뭐라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끈적한 상태







분명히 서로 사랑해서 합의하에

결혼이란 제도를 통하여 부부가 되었는데


시각적으로, 법적으로 확실히 하기 위해서

찍어뒀던 서로 간에 유통기한이

기간이 만료되기도 전에 상해버렸는지

이상한 형태에 냄새까지 난다


예전에는 분명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평생 함께하자고 얘기했을 텐데

같은 방향의 미래를 꿈꿨을 텐데


머리카락 끝이 갈라지는 것처럼

막을 수 없는 갈림길이 시작되었다


점점 더 멀어지다가는 결국

어느 한쪽이 힘없이 벼랑끝으로

떨어져야 끝나고 만다


그런 기괴한 형태에 냄새까지 추가 된다


의심하고 조롱하는 불쾌한 냄새

서로가 맞다고 우기는 싸움의 냄새


그러니까 글로 적혀 있거나,
굳게 맹세한 서약 같은 건


믿을 게 못 된다니까


눈으로 보이는 형태와 냄새를 믿는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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