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젤리같이 불투명하고 끈적이는 불안이라는 녀석
머릿속을 물고기처럼 이곳저곳 헤집고 다니는 ‘기분’이 있다
이건 매우 불편한 기분이고, 언짢음을 넘어
식도 저 끝에서 매스꺼운 냄새와 함께 역함이 올라오는 ‘느낌’이다.
날씨는 분명 봄이라 온화하고 평온한데
얇고도 얇은 얼음 위를 걸어가는 사람은 불안하다.
얼음은 언젠가 반드시 깨지니까.
돌이켜보면 항상 이렇게 추상적인 느낌/ 감정을 통해서 계속 불안했다.
명확한 대상도, 상황도 없이
그냥 불안한 기분.
뭔가 잘못될 거 같은 느낌.
나는 하루 틈틈이 쓸데없이 부지런히 도 불안해했다.
나는 행복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6~70% 정도만 기쁨을 즐기고, 30%는 불안의 몫으로 남겨뒀다.
그렇게 얼굴도 본 적 없는 감정이라는 새끼에게 내 안정감을 빼앗기고
덜덜 떨면서 살았다.
사람을 만날 때도
행복한 상황에서도
사랑을 받고, 줄 때마저도
내가 왜 불안해하는지 6하원칙으로 나열해 봤다
나는 왜 불안한 걸까
누가 = 내 마음이, 내 기분이
언제 = 내가 불확실하다고 느낄 때 즉, 상황이 명확하지 않고 불문 명할 때 /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일 때/ 내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 아닌 거 같아 보일 때
어디서= 혼자 있을 때, 타인과 같이 있더라도 내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때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고, 도망가고 싶고,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도 않다. 그 관계를 끊어버리고 싶다
무엇을 = 사람관계,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 or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왜= 내 눈에 바로 보이지 않으니까, 내가 통제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으니까
하루 24시간 동안 정말 쓸데없이 불안과 물어뜯고 싸우고, 논쟁하고, 이기고 지면서
내 머리는 팽팽 돌고 돌아서 집에 들어올 저녁때쯤이면 아예 방전이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이 불안은 그냥 거지 같고 나쁜 놈인 걸까?
그 불안이 가 내 마음속에 들어올 땐 내 안의 방어기제가 발동이 되어서 움직이는 것이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나를 살리고, 보호하기 위해했던 행동이 나를 말려 죽이는 꼴.
*문제점 파악
나는 통제할 수도 없는 상황을 통제하려고 한다
공부를 하지도 않고, 뭔가를 시도해보지도 않고 그냥 감정으로 판단한다
ex) 이 처음 본 과자는 위험할 거 같아. 안에 독이 들어있을지도 모르고, 아예 만지지도 말아야 해
라면서 나 스스로에게 다가오는 기회를 발로 차버리는 인생을 산다
*문제점 해결
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하자
가지고 있는 에너지와 집중력이 한계가 있다는 걸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릇이 현재 이 정도/ 이만큼이라는 걸 인지하자
가지고 있는 손보다 더 많을걸 잡을 수 없고, 하나를 잡으면 하나를 놓아야 한다
간절히 바라는 게 있다고 했으면서 다른 일에 에너지를 쏟아버리고는 ‘왜 안되지?‘’ 사회가 문제야...‘’ 상황 탓이야...‘라면서 자기 위로하지 말자
너는 불안하다는 감정을 빌미로 안될(안 할/ 도망갈) 이유만 계속 찾고 돌아다녔던 게 아닌가
삶이 지겹고 지루하다면서 도망칠 궁리만 했었다
감정, 느낌이라는 살아있지도 않은 연기 같은 것에 내 목에다 목줄을 채워서 손잡이를 쥐어줬던 지난 세월들이다
개처럼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그것들이 복종에 대가로 주는 ‘탓’을 이용해서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았으니
이제는 목줄을 자르자
눈에 보이는 현실을 믿고 움직일 것
내 앞에 있는 상황, 지금 집중해야 하는 것들에 온 에너지를 집중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