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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갈 구멍이 작은데 너무 많이 먹으면

찢어지겠지 뭐.. (직장인의 생각정리)

by poppy

세상 모두가 선생님이지만


유튜브를 보면 세상천지에 선생님이 널렸다.


이 사람도 선생님.

저 사람도 선생님.


모두가 주옥같은 말을 하다 보니 인풋이 성난 파도처럼 앞다퉈서 밀려 들어온다.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가 않은 편이라 아무리 좋은 내용도 뒤돌면 담배 연기처럼 공중분해 되어버리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정보를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일정량의 정보를 입수했다면 , 다시 소처럼 되새김질을 해야 소화가 가능하고, 더 빠르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신이 인간에게 망각을 선물로 주었다고 하지만.

어쩔 때 보면 치명적인 단점이자 오류인 듯하다.


양질의 정보를 얻고도 본인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는 건.

깊이 뚫고 들어가지 못하는 무딘 칼 같다.


나는 그동안 겉을 너무 많이 핥아먹었다.

이제 속살을 파먹고 싶고, 파먹어야 한다.





바닥에 널브러진 액자


액자로 된 고급진 작품을 선물 받았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벽에 못을 박아놓지 않으면 공중부양 기능이 없는 이상 그 작품은 제대로 된 가치를 할 수 없다.

'액자'는 벽에 걸어야 '가치'가 있다.


정보도 똑같지 않을까.

아무리 많이 넣어도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않으면 그냥 배설된다. 요즘은 양질의 인풋을 얻되, 꼭 다시 복기하는 과정을 거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면 아침 출근할 때 좋은 영상을 하나 발견 했을 경우 화면 분할 기능을 이용해서 메모장을 켜놓고 인상 깊었던 내용을 옮겨 적는다.


그 내용을 메모장에 적어놓고 그날 틈틈이 보거나 일기를 쓸 때 참고 한다. 그렇게 되면 많게는 70% 정도는 머리에 남는다. 아무리 좋은 내용도 때가 지나면 감정이 식어버리기 때문에 바로 적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충격적인 건 나중에 볼 영상에 저장을 해두고 시간이 지나서 보면 다시 너무나 새롭다.)



본인이 얻은 정보를 주변에 나누고 공유하면 효과가 배로 뛴다. 그래서 같이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더욱 중요하다.

공통적인 주제를 갖고 있어야만 양질의 대화가 된다.




본인만의 발굴타임


대중교통을 타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안전하게 이동까지 할 수 있다.


당연히 택시면 더 쾌적하고 좋겠지만

직장인으로서는 대중교통도 충분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직접 운전을 하면 이렇게 두 손 편하게 갈 수가 없다.

이 시간을 잡아야 다른 사람들이 못 잡는 걸 잡을 수 있다.



예전에는 이 시간들이 땅이 버려지는 느낌이라 너무 슬펐다.

그래서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 주기로 했다.


"이동하는 시간= 뭔가 발굴할 수 있는 시간"


이 시간은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고, 웹툰을 보면서 상상력을 펼칠 수도 있고, 유튜브 쇼츠를 보면서 하루동안 긴장했던 신경을 이완시킬 수도 있다.

그 많은 종류 중에 나는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는 것뿐이다.

( 집중이 안될 때는 목소리가 들어있지 않는 로파이 음악이나 음원을 듣는다. 요즘 류이치 사카모토를 발굴 중.)


각자 열심히 뭔가를 열심히 발굴하고 있는 거다.

그 결과값은 바로 나오지 않는다.

존버하면서 두더지처럼 여기저기를 파고 다닌다.


yse 24를 통한 공립 도서관 어플로 책을 보기도 하고 오디오북도 듣는다. 목소리 나름 좋다.


(놀랍게도 이런 도서어플이 무료다. 돈을 내려고 하면 얼마든지 낼것들이 나오고, 내지 않으려고 하면 무료들이 눈에 보인다.)


그곳에는 생각보다 양질의 콘텐츠들이 정말 많다.




지금 하나씩 발굴한 지식과 노하우가

훗날 나만의 건물을 지을 때

양질의 자재들이 되어 줄 거라고 굳게 믿는다.





친구의 수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이유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기에 시간을 쪼개고 살다 보니

예전처럼 우발적으로 약속을 잡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집에서 대청소를 하던가 아예 휴식을 취하는 게 더 좋다.


사람이 변했네, 어쩌네 이런 말을 늘어놓는 친구라면 그냥 빠른 손절을 하는 게 좋다. 예전에는 그런 사람들을 무서워했는데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손절당할까 봐 속으로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변화를 인정해 주고 응원해 주는 관계가 있다.

밑으로 끌어당기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끌어올려주는 사이.

그런 사람들만 남겨야 오래갈 수 있다.





관계에는 상호 작용이 있다.

내가 원할 때, 상대가 원할 때를 적절하게 조율해야 한다.

인간관계는 각자의 에너지를 투자해야만 한다.

(일방적인 건 신생아를 둔 부모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아기는 귀엽기라도 하잖아.)


하루동안 사용가능한 에너지는 한정적이다.

방금 발견한 석유처럼 콸콸 쏟아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주변 관계를 정돈하고 재정비해야 한다.


정말 좋은 관계지만 거기까지인 관계도 있고.

현재는 별로 좋지 못한 관계더라도

미래까지 봤을 때 더 만나야 할 관계도 있다.

(회사생활을 직장인이라면 눈 꼭 감고 만나야 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 모두같이 존버하는 걸로. 화이팅.)



그 외에 본인의 의지로 시간을 내는 관계.

, 투자를 해서 만남을 가지는 관계는

철저하게 계획해서 만들어져야 한다.

딱딱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당연히 행복, 사랑같은 '감정'들이 목표가 될 수 있다.



사람은 닮는다.

행동이나 사상이 옮기까지 한다.

심하면 말투, 옷 입는 것 까지도 따라 하게 된다.


이건 정말 굉장한 영향이 아닌가.


더 나아가 먹는 것, 보는 것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럴 때 본인만의 기준을 잡아놓는 것도 중요하다.

타인에게 영향을 받아 좋은 쪽으로 바뀌는 건 행복한 일이지만 매번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이 미래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되면 감히 함부로 그 시간을 차디찬 길바닥에 내팽개칠 수 없다.



요즘에는 이런저런 모임에 나가보고 있다.

지금 나에게 호기심을 주거나,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곳 위주로 참여한다.


인간은 혼자만 할 수 있는 게 있고, 함께해야 폭발적인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내가 건강, 언어공부, 사업 같은 이야기를 하면

주변 사람 중 보통 열에 아홉은 관심조차 없다.


나도 그들의 관심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으므로 서로 서운해하지도 않는다. 그냥 서로 다른 것뿐이다.


가족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피 섞인 가족을 손절하는 건 조금 더 복잡한 영역이다.

그럴 때는 n번에 한 번쯤 타협이 필요하다.

꽉 조인 나사 하나를 풀어놓고 같이 편하게 소통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때는 서로 웃고 즐거워하는 게 1순위다.


다만 그 나머지 시간은 얄짤 없다.





식물을 키웠다 하면 죽이는 사람


식물을 키울 때 항상 물을 주고 싶을 때 줬다.

"오늘은 기분이 좋네." 하면서 콸콸콸

"오늘은 기분이 별로 안 좋아." 하면서 쫄쫄 쫄


그렇게 키운 식물들은 하나같이 다 급사로 죽었다.


기분에 따라서 식물을 키웠던 거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애정이 생기면 일단 성난 파도처럼

밀어 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한 번에 다 끄집어내서

거의 로켓처럼 발사했다.


그리고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고 뿌듯해했다.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죽여버리고.

물을 너무 안 줘서 죽여버리고.


극으로 달리다가 죽는 관계가 반복되었고

그렇게 끝나는 인연이 늘어갔다.


아무리 좋은 것도.
때가 있고 적절한 양이 있었는데 그걸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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