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에서 얻은 것들
나는 연초에 템플스테이를 가는 버릇이있다.
자주 가지는 못해도 1년에 한 번씩은 꼭 가는데 이미 세 번을 방문을 했다.
이유는 첫번째 방문때 느꼈던 어떠한 '두근거림' 때문에 계속 찾게 되는것 같다.
처음 간 템플스테이에서 이유없이 불안한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잠이 들다가도 깨기를 반복했다.
새벽에 산등성이를 보고 혼자 훌쩍였다. 나만 이 넓은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진 외톨이 같았다.
내가 너무 볼품 없는 덩어리 처럼 느껴지거나 딱히 미래가 보이지도 않았고 뿌연 안갯속을 걷는 것만 같았다.
잠이 오지않아 새벽4시에 있는 예불을 참가하고 나서 다시 숙소로 들어가는데 등 뒤에서 알수없는 빛이났다.
분명 아까전까지는 뭘 밟고있는지도 모를만큼 어두웠는데 언제 날이 밝은건가 싶어 뒤를 돌아봤을때
보였던 장면이 이 사진 두장이다.
당연하게 매일 뜨는 태양이라고 생각했던 어떤 것이 너무 낯설게 세상을 밝히고 있었다.
너무 아름답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했다.
해는 매번 뜨는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간의 세월을 반성하게 되었던 순간이었다.
옆에 계신 스님도 멍하니 동이 드는 걸 바라보고 계셨다. 스님께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스님. 스님도 이 장면이 멈춰서 감상할 만큼 아름다우신가요?
매일 보시는 장면일 텐데 조금은 무뎌지지 않으셨나요?"
그러자 스님이 말씀하셨다.
"저 역시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언제나 매번 봐도요."라고 .
내가 비록 지금은 어둠속을 걷고 있지만, 언젠가 이런 빛을 만나게 될 날이 오지않을까.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내는 내가, 그럼에도 나만의 빛을 찾으려는 내가 너무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당연한것에 대한 감사와 경외심이 생겼다.
그렇게 멈춰있던 내 마음의 맥박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그후로 한번, 두번, 세번 계속 템플스테이를 가고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바빳던지라 가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시간을 내서 마음을 돌아볼겸 다녀와야겠다.
*템플스테이는 지인들과 함께 가는것도 좋지만 혼자 가보는걸 추천한다.
같이 가더라도 최대한 묵언을 지키면서 내 마음과 대화해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