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시 편곡]
크리스마스인 오늘은 아이리시(아일랜드 음악적) 편곡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선 고백하건대 아이리시(Irish) 음악, 아일랜드 록(Rock)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 특징을 설명해줄 전문가가 계시면 강의를 듣고 싶을 정도. 내 언어로 완벽하게 설명해낼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이리시 음악은 누구나 그 특유의 기타 리프(riffs)를 통해 몸으로 먼저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스타일의 음악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이걸 먼저 들어보시라. 내가 아이리시 록을 처음으로 만끽했던 기타 리프이자, 지금도 사랑해 마지않는 초기 U2의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이다.
U2 -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Official Music Video)
우리나라에서 아이리시 록을 추구하는 뮤지션이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내 기억 속에는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에서 곽진언이 경연곡을 아이리시 스타일로 편곡했던 게 처음이다. 김필과 듀엣으로 부른 ‘걱정말아요 그대’였다. 듣자마자 전율이 일었다. 두고두고 노래방에서 이 버전을 불렀다. 정말 좋아해서.
Mnet [슈퍼스타K6] Ep.07 : 곽진언, 김필 - 걱정말아요 그대 (들국화)
아이리시 스타일의 음악이 한국인에게 어떤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걸까.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런 편곡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중에 작년 홍이삭이 ‘싱어게인’에서 한 편곡은 정말 예술이다. 물론 듣는 이를 풍부하게 휘감는 홍이삭의 성량도 한몫했지만, 이 퍼포먼스도 전 세계에 수출하고 싶었다. 아니, 아일랜드 본토에 보내 보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싱어게인3] '고막 남친' 홍이삭의 달달 보이스로 듣는 〈옛 친구에게〉♪ | 싱어게인3 11회 | JTBC 240104 방송
아이리시 음악엔 이런 극적인 감정만 담겨있는 건 아닐 거다. 나는 아이리시 스타일의 음악에서 늘 서늘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받는데, 이 매력을 밝혀준 밴드가 ‘크랜베리스(The Cranberries)’다. 영화 ‘중경삼림’에서 커버 곡으로 처음 듣고 원곡을 찾아 들었다. 지금까지도 머나먼 희망을 느끼고 싶을 때 꼭 꺼내 듣는다.
The Cranberries - Dreams (Dir: Peter Scammell) (Official Music Video)
크랜베리스를 한국에서 많이 참고했던 밴드는 ‘주주클럽’일 거다. 하지만 내게 크랜베리스를 연상시키는 한국 밴드는 ‘디어 클라우드’다. 보컬 나인의 목소리에도, 음악에도 서늘함을 넘어선 차가움이 흐른다.
이런 디어 클라우드도 배틀 프로그램인 ‘밴드의 시대’에 나와서는 아일랜드 록 스타일 편곡으로 뜨거움을 녹였다. 디어 클라우드의 서늘함이 치열한 경연의 장에서 독특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고 느꼈다. 원곡자 이적의 매력이 거침없이 내달리는 ‘하늘을 달리다’가 나인의 목소리를 만나 멋지게 승화됐다.
[밴드의 시대] 6회 1라운드 - 디어클라우드 - '하늘을 달리다'
여전히 아이리시 스타일에 대해 깔끔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그저 그 느낌을 사랑할 뿐. 한국에서 다시 멋진 아일랜드 록으로 편곡한 리메이크를 기다린다. 일단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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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를 환영합니다! ]
음악 평론가가 아니다 보니 행여 다른 견해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론은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시 확인해서 꼭 답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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