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C와 기관 협업 홍보

[통합마케팅소통]

by 오세용


‘따로 또 같이’ 정책·기관 통합 마케팅 어때요?

2005년 문화관광부 임용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문화관광부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 전략」 연구용역을 문화관광정책연구원과 함께하게 됐다. 행운이었다. 당시 정부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생소했던 ‘통합 마케팅 소통(IMC)’, 즉 ‘통합 홍보’와 ‘PR에서의 명성 관리’의 세계를 비교적 이르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통합 홍보’는 그해 문화관광부의 5대 ‘혁신 브랜드’ 중 하나로 선정돼 있던 터. 덕분에 그해 하반기는 ‘무엇끼리 통합해 어떻게 홍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점철됐다.


‘통합’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모호한 이 의미 속에서 내가 정제시킨 결론은 모두가 ‘하나의 목적’으로 향하는 ‘전략적 PR’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수십 개의 소속기관과 소관 공공기관이 있다.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다. 그전까지는 각 기관의 핵심 사업 홍보나 본부의 주요 정책 홍보가 각각 개별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고민 끝 결론은 이런 괂행을 뛰어넘어 서로 동떨어지지 않고 차곡차곡 결을 맞추어 문화부의 이미지와 정체성(identity)을 높이자는 거다. 한탕주의로 홍보하고 바로 잊는 게 아니라, 일련의 정책 홍보들이 부처의 ‘정책 수용성’을 쌓아나가고 관련 기관 간의 PR 협업이 안정적으로 쌓여나가는 전략 말이다.


그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가 이듬해인 2006년 직접 만든 ‘문화관광부 기관 홍보 매뉴얼’이었다. 문화부의 지향과 정체성이 담긴 슬로건을 이미지화해서 본부의 보도자료, 직원 명함, 서류봉투를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등 소속기관의 입장권에까지 삽입해 통합 홍보하자는 내용이었다.


이후부터 지금껏 나는 ‘기관의 명성’을 높이는 PR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고자 노력했다. 매년 초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반드시 연간 PR 전략을 미리 세우고 ‘성과가 축적되는 홍보’를 하려고 했다. 수시로 그해의 PR 목표를 얼마나 달성해 가고 있는지 팀원들과 점검했고, 공유했고, 토론해 나갔다. 그 결과, 방해꾼이 없는 대부분 해는 그렇게 목표를 이뤘던 듯하다.


PR의 새로운 과제 ‘온-오프라인 통합 홍보’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를 떠났다가 2013년 다시 돌아왔을 때, 정부 안에서도 통합 마케팅 소통(IMC)에 관한 인식이 조금씩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변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채널을 하나둘 개설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소위 ‘온라인홍보(디지털소통)’는 소셜미디어라는 뉴미디어로 인해 SNS라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게 된 것. 바야흐로 ‘온-오프라인 통합 홍보’가 정부 PR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게 된 시기였다.


나는 그 일환으로 2016년부터 매년 소속-공공기관의 SNS 운영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팸투어를 운영했다. 모일 때마다 기관 간, 온-오프라인 간 통합 홍보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현하곤 했다. 한편 기관별로 홍보 예산과 인력의 부족 상황에는 함께 공감하게 됐다. 잘하는 기관, 잘하는 사업, 잘하는 채널이 더 많은 기관과 협업해서 ‘동반성장’할 수 없는 한계에 서글프기도 했다.




벌써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정부의 온-오프라인 통합 홍보 과제는 아직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 ‘대언론소통’과 ‘현장 행보’와 ‘소셜미디어 PR(디지털소통)’이 함께 기획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어느 부처에서도 PR 전문가에게 통합 홍보를 기획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되려 부처에 할당된 PR 전문가의 정원(T.O.)을 소위 ‘늘공’이라 부르는 일반행정직으로 채우기까지 했다.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 부처 내 ‘디지털소통팀’이 신설됐다. 전문인력들을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해 적극적으로 디지털소통에 전념하도록 했다. 덕분에 양질의 SNS 콘텐츠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이 강화됐지만, 오프라인 홍보 기획에선 철저히 배제 되는 부메랑 효과도 생겼다. 결국, PR 전문가와 콘텐츠 제작 인력들은 ‘홍보를 기획할 줄 모르는’ 주무 부서의 ‘하도급 업자’처럼 전락해 갔다.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디지털소통팀장으로 6년간 팀원들과 함께 애쓴 건 이렇듯 예고된 퇴행을 막는 일이었다. 온-오프라인 통합 홍보 기획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꾸준히 독보적인 통합 홍보 기획력을 보여주고, 각자가 더욱 발전된 PR 전문성을 키워나가게 하고 싶었다. 팀원들이 ‘콘텐츠 만드는 기술자’로 취급받지 않고 PR 전문가로 대우받길 바랐다. 적어도 문체부만큼은 중앙부처에서 유일하게 통합 홍보에 도전한다는 자부심으로 힘을 냈다.


그리고 2024년, 내 임기는 종료됐다. 함께 했던 팀원들의 퇴사도 잇따랐다. 이로써 통합 홍보에 대한 노력은 끝이 났다. 이제 문체부에서 이를 시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도 고민하지 않게 됐다.

나는 대한민국 정부 모든 부처에서 통합 홍보가 이뤄지길 소망한다. 특히 ‘이재명정부’에서는 통합 홍보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전 부처의 ‘소통기획관(국장)-소통기획담당관(과장)’ 직제 개편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가 소통행정의 혁신, 통합 홍보의 안정적 기획을 계속 설파하고 호소하는 메신저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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