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보다가 문득 김밥이 먹고 싶어졌다. 엄마가 싸주는 김밥. 소풍을 갈 때면 엄마는 항상 김밥을 싸주셨다. 도시락에 몇 줄 들어가지 않는데 엄마는 김밥을 끝도 없이 쌌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의 엄마도 손이 매우 컸다. 김밥을 만들자마자 먹는 꽁다리는 매우 맛있다. 그때도 먹었으려나.
소풍을 안 가니까 엄마의 김밥도 사라졌다. 20년도 넘은 것 같다. 오늘은 문득 엄마 김밥이 생각났다. 먹고 싶어졌다. 그렇다 해도 엄마한테 얘기하지는 않을 거다. 김밥을 만들기 위해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지 알기 때문이다. 먹고 싶다고 해서 엄마의 수고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다. 계속 먹고 싶고 정 안 되겠다 싶으면 날이 선선해지고 난 뒤에나 한 번 얘기해봐야겠다. 지금은 날이 너무 덥다. 딸내미의 먹고 싶단 말 한마디에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만드는 엄마를 보면 그 김밥은 미안해서 못 먹을 것 같다. 엄마가 보고 싶다. 정 많은 딸내미가 아닌데 오늘은 괜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