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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l 10. 2022

팔랑귀 덕분에 효도했다

엄마한테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엄마랑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마침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다. 영화 취향은 모르겠만 다들 재밌다길래 같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얘기를 꺼냈다. '흔쾌히'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러자고 했다. 그렇게 엄마랑 영화를 러 가게 됐다. 대체 얼마 만에 보내는 시간일까.


영화를 4D로 보면 재미있다고 들었는데 엄마네 동네는 없었다. 아쉬운 대로 스크린 큰 영화관을 았다. 차가 없었지만 불편을 감수하고 싶었다. 후다닥 예매를 했는데 막내가 그 영화관은 의자가 꾸지다며 되려 가까이에 있는 영화관이 낫단다. 팔랑귀는 망설이지 않고 표를 바꿨다. 팔랑팔랑.


리클라이너가 있는 영화관은 처음이었다. 자리가 편하긴 했다. 엄마는 영화 시작하기 전에 몇 번이나 의자가 참 좋다고 했다. 팔랑귀 덕분에 (정확히는 막내 덕분에) 효도한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여기가 우리 자리가 아니었다. 한 줄 뒤라고 했다. 자리를 찾아 다시 앉았다. 하필 앞에 앉은 사람이 앉은키가 컸다. 신경은 쓰였지만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돼서 괜찮았다. 다음엔 잘 앉아야지. 아하하하.


엄마가 잘 보는지 한 번씩 살펴봤는데 괜찮은 것 같았다. 초반에 슬쩍슬쩍 보다가 영화 중반부터는 집중해서 봤다. 재미있었다. 톰 크루즈는 역시였다. 엄마의 평은 '졸진 않겠네'였다. 엄마다운 평이다.


앞으로 엄마랑 영화를 몇 번이나 더 보게 될는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드니 엄마네 근처에 사는 친구가 부러워졌다. 물론 엄마하고 성향이 맞진 않는다. 엄마가 시어머니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엄마랑 동생이랑 벌써 몇 번을 얘기했는지 모른다. 그런 엄마여도 늙어간다고 생각하니 이런 시간이 아쉽고 소중하다. 엄마가 천천히 나이 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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