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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l 09. 2022

저녁을 위해 복숭아를 참는다

아침부터 장여사는 바쁘다. 사과를 깎고 복숭아를 깎고 바나나도 내어준다. 창을 열어놔서 이렇게나 시원한 대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다니기 바쁘다. 엄마는 왜 매시간이 바쁜 걸까.


복숭아를 너무 좋아하는 내게 엄마가 정성스레 잘 깎아 내어놓은 복숭아는 참으로 곤욕이다. 점심도 저녁도 매우 잘 먹을 예정인 것이 안 봐도 비디오인 상황에서 복숭아를 먹을 수가 없다. 이 녀석이 계속 유혹하고 있지만 못 본 척하고 모르는 체해본다. 힘들어도 너무 힘든 아침이다. 눈치 없는 몸뚱이도 연신 배고프다며 외쳐댄다.


조금만 참거라, 몸뚱이야. 오늘내일의 점심과 저녁들이 아주 매우 잔치일 예정이다. 으로 힘겨운 아침을 보내고 있다. 힘내라, 내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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