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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l 23. 2022

밀크티가 더 좋아지려나보다

퇴근하는 길에 매번 눈에 걸리던 카페가 있었다. 애당초 목적은 복권이었기에 눈도장만 찍고는 옆 가게에 복권을 사러 갔었다. 물론 연금복권도 함께. 오늘도 보란 듯이 당첨은 물 건너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사러 간다. 아차, 오늘은 지갑이 없다.


카페를 등지고 섰다. 고민을 했다. 오늘은 가볼까. 여기는 밀크티를 파나, 전에 찾아봤을 땐 없었는데. 괜히 그냥 한 번 더 찾아본다. 메뉴가 있다. 가볼까.


고민하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내부가 생각보다 아늑하다. 다락이 있다. 올라가 보고 싶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운영 안 한다고 본 것 같기도 하다. 아이스로 주문했다가 따뜻하게로 바꿨다.



밀크티는 가게마다 사람마다 레시피가 다 다르다. 마시는 사람마저도 저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마셔봐야만 내 취향인지 알 수 다. 모험을 할 것인 그전하게 아는 맛을 택할 것인고민한다. 모험을 택해도 실패하는 날이 허다하다. 있는 밀크티 찾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내게 몇 년 동안 보험은 녹차라떼였다. 어나 비슷한 맛을 내서 그렇다. 얼마나 마셨을까. 슬슬 물려갈 때쯤 밀크티를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그렇게 밀크티에 발을 들였다.



밀크티가 나왔다. 게에서 마신다고 해서 받침이 있는 커피잔에 주셨다. 들고 마시기 편하지 않아서 좋아하지 않는다. 한 입 마셔본다. 달지 않고 살짝 무겁다. 익숙한 표지의 책을 한 권 집어 들었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를 읽으며 천천히 마셔본다. 마실수록 은 듯하다. 그새 익숙해지기라도 했나. 다음에 한 번은 더 볼까.


입맛에 맞는 밀크티를 찾아 헤맸는데 오늘에서야 그런 각이 들었다. 어디든 그 자체를 즐겨보자, 다양하게 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말이다. 한적할 줄 알았는데 어느새 가득 찼다. 북적이진 않았지만 조용하게 몇 장 더 읽다가 일어섰다.


휴가의 시작, 내게 조용한 시간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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