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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Sep 05. 2022

지니야아, 퐁당퐁당 들려줘

크다는 요즘 캐리와 친구들 노래에 푹 빠져있다. 티비에서 캐리 콘서트를 보더니 '하트하트' 노래를 무척 좋아다. 크다는 캐리가 친구들을 콘서트에 초대해서 가야 한다고 했다. 캐리 콘서트 영상에서 노래 몇 곡이 나왔는데 엄마인 내가 들어도 신나고 중독성 있는 노래들이었다. 엄마 아빠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캐리 멘트가 터무니없진 않다고 느꼈다.


크다는 9월 초까지 계속 일정이 있어서 바쁘다. 에서 캐리 콘서트가 열렸지만 가기 어려웠다.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고자 캐리와 친구들이 부른 CD를 주문했다. 예상대로 크다는 매우 좋아했다. 수록된 곡 중에 세 곡만 아는 곡이었어도 말이다. 크다와 둘이서 신나게 들다. 크다도 나도 이제는 노래에 익숙해져서 제법 흥얼거리며 따라 부른다.




"우리는 이제 노래에 익숙해졌는데 작다야 너는 아니지?"

그제 차를 타고 가는 중에 크다가 작다에게 말했다. 엄마랑 같이 먼저 들어봤다고 자랑하듯 동생에게 건네는 말이 귀여워 미소가 지어졌다.


"어제 지니한테 퐁당퐁당 들려달라고 애썼는데 안 들려줬어요." (퐁당퐁당도 캐리와 친구들 노래다)

지니가 크다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나 보다. 가끔 기가 지니는 잘 못 알아듣는 것 같은데 아이들 말은 더 그렇다. 크다가 그리도 '애썼다'는데 모른 채 했다니 지니는 음성인식 훈련을 더 받아야겠다.


아이는 자신의 노고를 엄마에게 꼭 알리고 싶었나 보다. 크다가 선택한 '애썼다'라는 단어에서 여실히 묻어났다. 애썼다는 말을 대체 어디서 들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문득 궁금해서 어디서 들은 단어인지 물었는데 배시시 웃으며 '그냥 내가 아는 거야'라고 말한다. 무슨 뜻인지 물으니 한 번 해봤는데 소용이 없다는 거라며 눈을 질끈 감으면서 검지 손가락만 편 채로 노노-라고 표현하듯 손을 흔든다. 정확한 의미를 알려주고 싶어서 아이와 함께 국어사전을 찾았다. 하루하루 날로 커가는 아이가 대견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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