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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an 01. 2022

잘 지내시죠?

'죽은 자들의 날'이었다면

아이들이 저녁마다 티비를 보는데, 요즘은 슈퍼윙스만 본다. 주로 크다의 픽이고, 작다는 선택권이 없지만 대체로 이견없이 같이 본다.


오늘 본 에피소드 '다시 만난 고양이(멕시코)'는 '죽은 자들의 날'에 대한 이야기였다. 얼핏 한 번은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냥 내 착각이다. 가끔 이럴 때가 있는데 나만 그런가 싶.


멕시코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이들이 1년에 한 번 가족과 벗을 만나러 세상에 내려온다고 믿는다고 한다. 이 날이 바로 '죽은 자들의 날'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우리나라 제사와 비슷하지만 내가 볼 때 그들은 우리처럼 마냥 슬픈 느낌은 아니었다.

문득 아빠 생각이 났다. 기일도, 명절도 슬프게보냈는데 호기와 친구들은 사뭇 달랐다. 보다 보니 이런 생각 들었다. '저기에 가면 아빠를 만날 수 있을까?' (다 큰 어른이 이런 생각을 했단 사실이 조금은 창피하)


각별했던 것도 아니었고, 살가운 사이도 아니었기에 아빠의 죽음이 내게 어떤 영향일지 생각조차 못했다. 그런데 아빠의 죽음은 그저 아빠라는 이유만으로도 엄청났고 나는 지금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아있다.


제사가 아니라 '죽은 자들의 날'이었다면 조금은 덜 슬퍼할 수 있었을까? 그랬다면 나도, 우리도 조금은 덜 힘들었을까?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돌아다녔다. 물론 부질없는 생각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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