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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an 16. 2022

대체 왜 그러는 거니?

우리 집 뽀시래기 작다는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는다. 남편이 예전에 피가 끓어서 그렇다고 표현했던 적이 있다. 본인도 어렸을 때 그랬다나.

대체 왜 이러고 티비를 보는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행동은 아니니까 그저 쟤는 왜 그런 걸까 생각하며 말없이 그냥 한참을 바라봤다.


머리에 썼다가, 발로 데굴데굴 굴렸다가, 안에 들어가려고 폼도 잡았다가, 올라앉기도 하고, 기대앉기도 한다. 짧은 새에 쉼 없이, 아주 다양하게도 가지고 노는 아이의 창의성에 새삼 놀랍다.


대체 누구를 닮았을까 싶다가도, 남편과 나, 둘 중에 한 명은 닮았겠지 싶은 생각에 그저 피식 웃고 말았다.


하루는 시댁에 가서 애들이 참 야단이라고 푸념 섞인 듯 엄살을 부린 적이 있다. 어머님이 "우리 애들 클 때 그런 거 없었는데 애들이 왜 그러냐"라고 하셨다. "어머님 주신 일기장에 오빠가 맨날 야단 부렸다고 써있던데요?"라고 말씀드리니 "그래?" 하셔서 마주 보며 시원하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엄마는 "우리 애들 클 때는 우는 소리도 안 났어"라며 아무도 안 믿을 거짓말을 하시지만 나는 일기가 없으니 어쨌든 내가 야단스럽게 자랐다는 증거는 없으니 일단 남편 닮았다고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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