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 고작 두 시간이었던 오후 외출에 지쳐서 아무 생각 없이 밖을 보고 있었다. 안양천을 지나던 차에 돌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아 어어 돌이이 원래에 물에 있었는데 물이이 없어져서어 머리가아 나온 거예요.
작다는 물이 줄어서 돌이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러네, 물이 줄어서 돌들이 밖으로 빼꼼 나왔네."
아이의 말을 돌려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작다는 보이는 것을 관찰하고 생각하여 엄마에게 말해준 것이다. 그저 '돌이 많다'가 아니라 '물이 많았는데 지금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인지했고 '그래서 물속에 있던 돌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생각했나 보다. 돌이 있었던 건 안양천을 건너 다니면서 봤던걸 기억하는 건가. 아이의 사고 과정에 놀랐고 덕분에 경각심을 가져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저 해맑은 줄로만 알았던 아이의 깊은 말에서 걱정은 많아 보이지만 실은 아무 생각이 없었던 엄마는 오늘도 배웠다. 작다는 집에 와서 호다닥 오가며 마이쮸를 네 개나 까먹었다. 엄마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해맑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