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노트북과 사원증 반납을 위한 날이라서 공식적으로는 오늘이 근무의 마지막이다. 오늘 재택이라서 공공연하게는 어제부로 업무가 끝난 것으로 알고들 계신다. 물론 오늘도 일을 하기는 했지만.
일이 완전히 마무리된 듯한 느낌이라 이제는 퇴직인사를 적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일했던 분들을 찾아서 메일 리스트에 넣었다. 하나의 파트에서, 팀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인데 참 많은 곳으로 흩어져있다. 연말연초에 밥 먹듯이 했던 조직개편 덕에 벌어진,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찾다 보니 성도, 이름도 흔한 나에게 퇴직인사를 보내주신 분들에게 새삼 고마웠다. 내 이름을 검색해서 '얘가 맞나' 확인하고 메일 리스트에 넣었을 그분들의 수고스러움을 알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내는 퇴직인사는 별 것 아닌 것 같았는데 막상 내 것이 되고 쓰려니 잘 써지지 않았다. 한참을 쓰고 고친 것 같은데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그저 그랬다. 아쉽긴 했지만 이내 평범하니 그걸로 되었다 싶었다.
퇴근하고 아이들이 집에 오고 남편도 집에 왔다. 조용하던 집이 다시 북적였다. 홀가분했다가 멍했다가 허해졌다. 그러다 다시 또 멍해졌다.
드디어 내일, 퇴사하러 간다.
아이들이 티비보는 시간이 새삼 평화롭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