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아가였을 때, 정확히는 머리가 민둥민둥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는 머리카락 길이가 꽤 되다 보니 화장실에서 머리를 말리고 나면 욕조에 물이 안 내려가는 날도 생겼다. 원체 많이 빠지고 있던 내 머리카락에 아이들 머리카락까지 얹어지니 그야말로 '머리카락이 풍년'이 되어버렸다. 뿐만일까. 식탁 아래에도 수두룩하고 침대에도 소파에도 수두룩하다. 우리 털갈이하는 건 아니지?
그 시절의 엄마의 고충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제는 엄마의 말들을 웬만치 이해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깨닫는 것이 있다니. 살면서 또 하나씩 생기겠지? 문득 호랑이 같던 그때의 엄마가 그리워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