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학교와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손 씻고 옷 정리하고 가방 정리하기. 그게 뭐 몇 가지씩이나 된다고 손 씻고 나머지 다 까먹고 앉아서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보고 있다. 옷은 하나씩 여기 하나 저기 하나 굴러다닐 때도 있고 가방 정리는 말해 뭐 해. 하다 말기 일쑤다.
"집에 가면 옷 벗고 손 씻고 가방 정리하고 놀아."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들어가면서부터 우다다다다 잔소리로 쏟아냈다. 이 순간만큼은 그 어느 래퍼도 나를 이기지 못할 것 같다. 그러면 뭐 해. 다 까먹고 각자 하고 싶은 걸 할 뿐인 것을. 도대체 언제까지 너희에게 이 잔소리를 해야 할까 싶은 날이 수두룩.
그러다 언제 하루는 아이들이 그 미션을 다 해냈다. 말하지 않았는데 알아서. 그야말로 '척척척'이었다.
"어쩜 이렇게 착착착이지? 세상에!"라고 말했더니 "엄마아! 착착착이 아니라 척척 척이라고요!"하고 둘째가 말했다. 그래그래, 착착착이든 척척척이든 뭐가 중요하냐. 지금 너희들이 엄마의 잔소리 없이 해냈다는 게 중요하지. 이게 머선129....
그다음 날은 여느 때와 같은 날로 돌아갔다. 그치만 내게 무기가 생겼지 않는가? 바로 '척척척'.
"얘들아! '척척척'이 덜 되어있네?"하고 한 마디 하니까 아이들이 후다닥 움직여 모두 끝내버렸다. 잔소리 백 마디보다 칭찬 한 마디가 낫다더니 ..?!
무기가 생겼다. 우리 모두 주문을 외워보자.
착.착.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