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대신 해드렸던 말
일주일에 두 번 장구를 배우러 주민센터에 간다. 남편과 아이들이 어린이집으로 학교로 회사로 간 지 시간이 많이 지나고 시작하는데도 요즘은 계속 지각을 한다. 늦게라도 오니까 좋다며 빠지지 말고 오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참 찔린다.
오늘은 어제보다 많이 늦진 않았다. 수업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긴 했지만 늦어서 죄송하니까 꾸벅꾸벅 인사를 드리며 들어갔다. 한 번 쭉 연주를 하고 나면 다음 연주까지 쉬는 겸해서 서로 얘기를 나눈다. 물론 그때그때 소재는 다르다.
오늘의 소재는 '김장'이었다. 지난주부터 나왔던 얘기인데 지난주는 언제 하는지가 관심사였다면 오늘은 김장을 가져가는 자식들이었다.
김장할 때 양가에 가진 않고 받아만 온다고 하니 참 복 받았다고 하셨다. 파는 김치는 두고 먹으면 맛이 없다고도 하셨다. 감칠맛이 없거나 시원하지 않아 그렇다는 얘기도 있었다. 아무리 시가에서 김치를 담가주셨어도 입에 맞지 않으니 고속도로 휴게소에 다 버리고 간다더라는 얘기도 있었다. 얘기를 계속 듣고 있자니 내가 그랬단 얘긴 아니지만 죄송했다.
제가 잘할게요.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여기저기서 혀를 차던 소리가 어느새 웃음이 되어버렸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