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난했다. 복직을 앞두고 애미가 마음이 흔들리니 아이도 같이 흔들렸던 걸까. 무던하던 아이가 우는 날들이 이어지니 그저 애미는 심난했다.
비염으로 환절기에 코를 달고 지내어도 이번엔 왜 이리도 약을 길게 먹지. 혹시 어디가 아픈가 싶어 얼마 전에 동네에 생긴 규모가 제법 있는 소아과를 찾았다. 챗지피티가 어린이 검진이 있댔는데 막상 가보니 그런 것이 보이진 않았다. 성급했던 걸까. 어찌 됐든 이왕 왔으니 알레르기 검사라도 해보자 했다. 채혈해서 보니까 뭐라도 나오겠지 싶었다.
그간 왕왕 울었던 아이는 채혈 앞에선 덤덤했다. 이리도 무던하고 잘 견뎌주는 아인데 왜 그랬을까 싶은 생각이 또 한 번 스쳤다.
이틀 뒤 검사 결과를 들으러 다시 소아과를 찾았다. 결과지를 열어보니 적힌 게 많아 보였지만 눈에 딱 들어오는 건 사과와 복숭아였다....... 왜지?
특히나 사과는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이다. 그동안 먹으며 이상하다 느낀 적도 없었다. 남편은 결과가 이해가 안 된다며 두세 번이나 들여다봤다. 의사는 잠재인자가 있는 것이니 먹으며 인자를 자극하지는 말자고 했다. 그런데 사과잖아, 사과ㅠㅠ(!!)
그 주말에 생각 없이 아이스티를 권했다가 아이가 "엄마, 여기에 복숭아 안 들었어요?"라고 물어서 아차차했다. 애플파이를 권했다가 "엄마, 이거 사과 아니에요?"라고 물어서 또 한 번 아차차했다ㅠㅠ
남편은 결과가 시원치 않았는지 다니던 소아과에 들고 가보면 어떻겠냐고 했다. 같은 생각이었다.
"증상이 발현된 적이 없었다면 드셔도 괜찮습니다. 증상 보이면 그때부터 관리하고 조절하셔도 돼요."
하...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아이에게 잘 설명하고 그제야 '사과 금지령'이 해제되었다. 고생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