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물론 내 생에 첫 다이어트는 아니다. 30년 넘게 살았는데얼마나 많이 다이어트를 했겠는가.
피티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은 정말 꾸준해야 한다. 운동한 만큼체지방은 보내고 골격근량은 얻겠지만 그만두는 순간원래대로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다. 물론 운동한 흔적이 남기는 한다. 아무도 모르게.
배가 고프면 성격이 더 나빠지는 고약한 사람이라 식이조절은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뒷일은 생각도 않고'그래도 한 번은 해볼까'하는 마음이 생겼다.정말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건지 그저광고는 아닌지 오랫동안 찾아보고 고민했다. 그러다 하나 찾았다. 의심의 눈초리는 며칠 더 이어졌다. 괜찮은 걸까. 초기 비용이 생각보다 많았다.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다 질렀다.
'스무디'라고 부르는 쉐이크 레시피만 받았고재료는 별도로 사야 했다. 어디서 사야 저렴한 지 한참 비교했고 기다림 끝에 결국모두 받았다.
'뭐가 이렇게 복잡해'
처음 드는 생각이었다. 이내 설명 적힌 종이 없이도 능숙하게 쉐이크를 만들어 먹는 나를 발견했다.사람은 참으로 적응하는 존재다.
동생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꺼냈다가 귀찮아졌, `21.10.13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났다. 앞자리가 바뀌고 또다시 앞자리가 바뀔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 7년 반 동안 전혀 볼 수 없었던 숫자였다.생각보다 오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물론 지금까지도.
중간에 필라테스를 했었지만 회당 30분이었고 너무나 1 3 5 7 운동한 덕분에 큰 효과는 없었다.
요즘 움직이는 정도를 굳이 따져보자면 아침에는 셔틀을 타는 곳까지 한 번씩 걷는다. 점심을 먹고 팀원들과 산책을 한다. 일과 중에는 회의가 많아서 종종 거리며 다니기도 하고 가끔 뛰기도 한다. 하루에 거뜬히 만 보를 걸을 때가 많다.
오늘의 걸음 수, `22.06.09
한 가지 더. 구내식당에서는 웬만하면 현미밥을 먹는다. 처음엔 까끌거리고 쉬이 식고 딱딱해져서 싫었는데 먹다 보니 그러려니 하고 먹는다. 오늘에서야 알았는데 현미가 쌀보다 소화 속도가 느리고 에너지도 훨씬 많이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