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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Jun 09. 2022

범인은 가까이에 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었네

얼마 전에 회사 냉장고에 아몬드 밀크를 넣어뒀다. 저녁에 쉐이크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날이 더워져서 아침부터 집에서 가지고 오기는 조심스러웠다.


'우유를 아예 회사에 가져다 두자'

귀찮음 열 번 보단 무거운 한 번의 고생을 택했다. 어느 출근길에 가지고 와서 회사 냉장고에 넣으며 팀이름에 내 이름까지 열심히 적어서 넣었다. 다들 대충 써서 넣어놨던데 쫌 오버했나 싶었다.


막상 회사에 놓으니 생각보다 손이 잘 안 갔다. 그렇게 한 달 정도 흐르고 나서야 마음을 다잡았다. 퇴근하기 전에 쉐이크를 먹으려고 준비해서 왔다. 냉장고를 열어 아몬드 밀크를 꺼냈다. 가볍다.


......?

여태, 그것도 고작 한 번 먹은 나의 아몬드 밀크가 가벼워도 너무 가볍다. 장고에 둑이 들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시닙 생활에 취해 잊고 있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었다. 이상한 사람은 있다.



안녕, 아몬드 밀크야.

다음부턴 집에서만 만나자.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아침, `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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