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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저나무 Nov 22. 2016

메탈리카│Hardwired... To Self-...

전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음악가 : Metallica(메탈리카)

음반명 : Hardwired... To Self-Destruct

발매일 : 2016.11.18.

수록곡

Disc 1

1. Hardwired

2. Atlas, Rise!

3. Now That We're Dead

4. Moth Into Flame

5. Dream No More

6. Halo On Fire


Disc 2

1. Confusion

2. ManUNkind

3. Here Comes Revenge

4. Am I Savage?

5. Murder One

6. Spit Out The Bone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물음은 음반 아트워크에서 시작된다. 반백의 헤비메탈 전사들의 아우성이 들려온다. 무엇이 그들을 소리 지르게 만드는가? 그들은 무엇을 향해 소리치고 있는가? 이쯤에서 음반의 제목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1983년 <Kill 'Em All>로 시작해 <Ride The Lightning>, <Master Of Puppets>, <... And Justice For All>까지의 스래시 명작 4연타, 스래시 팬들에게는 비난을 받았을지언정 나무랄 데 없는 완성도를 자랑했던 <Metallica>, 엉터리카라는 조롱을 받게 만든 <Load>와 <Reload>, 그리고 마X손 고무장갑 <St.Anger>까지. 음악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공룡 그룹은 한 순간도 한 자리에 머물러 있던 적이 없다. 끊임없는 변화에 대한 갈망만이 있었다. 그러므로 <Hardwired... To Self-Destruct>, 직역한다면 '자기파괴로의 고착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 음반의 제목은 과거의 족적에 얽매이길 원치 않았던 밴드의 거부반응이라 할 수 있다.


"더욱 빠르게, 더욱 강하게"
Metallica: Atlas, Rise! (Official Music Video)

 첫 곡인 "Hardwired"부터 메탈리카는 작정한 듯 달린다. 음반의 오프닝곡으로는 역시 간결하되 속도감 있는 곡이 어울린다는 판단 하, 일주일 만에 완성된 이 곡은 질주감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음반이 스래시 메탈의 본령에 가까이 다가갔음을 시사하는 곡이다. 이어지는 "Atlas, Rise!"는 적절한 변칙을 통해 긴장감을 높인다. 그러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기승전결은 질주감과 맞물려 훌륭한 시너지를 낳는다. 동시에 유럽식 파워 메탈을 떠올리게 하는 기타 솔로의 후반부도 재미난 부분이다.


 선율적(旋律的) 리프가 일품인 "Now That We're Dead"를 지나, 질주감의 바통을 이어받는 건 "Moth Into Flame"이다. 6분이 채 안 되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팝적인 후렴구와 사이사이 치고 나오는 리드 기타의 선율이 곡의 몰입도를 높인다. 질주감은 죽였으나 망치로 얻어맞는 듯한 묵직함을 자랑하는 "Dream No More" 또한 주목할 만한 트랙이다. 낮게 조율한 저음현을 이용한 리프는 "Sad But True"를 떠올리게 한다. 3박자 계통 리듬을 활용한 변주가 인상적인 Disc 2의 "Am I Savage?"와 함께 묵직함의 쌍두마차라 할 만하다.


"빼어난 구성미"
Metallica: Spit Out the Bone (Official Music Video)

 질주감과 묵직함이 음반의 외벽을 이루고 있다면, 구성미는 음반의 기둥과도 같다. 과거의 "Master Of Puppets"까지는 아닐지라도 구성 측면에서 충분히 인상적인 곡들이 있다. "Halo On Fire"가 대표적인데, 묵직한 미들 템포의 메탈 리프에서 클린 톤의 아르페지오가 유기적으로 배치돼 있으면서도 변칙에 의한 어설픈 자가 복제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이 높이 살 만하다. 다만 7분부터 이어지는 기타 솔로가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쉽다.


 Disc 1에 "Halo On Fire"가 있다면 Disc 2에는 "Spit Out The Bone"이 있다. 자칫 속도 일변도의 단순한 곡으로 전락해버릴 뻔한 위기를 타개한 것은 중간중간 삽입된 반음계의 짤막한 리프다. 첫 번째 절(節, verse)에 진입하기 직전(1분 09초 즈음에 주목하자) 나타나기 시작해 5분 대에 이르러서는 메인 리프로 등장한다. 이를 통해 곡은 구성 상 전환의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전체적인 통일감을 확보하게 된다.


"전설은 현재 진행형이다."

 칭찬일색이었지만 음반에 흠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6~7분에 육박하는 곡 길이를 채우기 위해 같은 리프에 약간의 변칙을 가한 것이 지루함으로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특히 "ManUNkind"의 축축 늘어지는 감각, 잃어버린 아이폰에 대한 울분을 푸는 듯한 커크 해밋(Kirk Hammett)의 솔로만이 빛을 발하는 "Murder One" 등은 음반에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ardwired... To Self-Destruct>가 멋진 음반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메탈리카라는 이름값 때문이 아니다. 이름에서 나오는 거장의 아우라 대신, 철근이라도 씹어먹을 듯한 패기가 음반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까닭이다. 전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메탈리카가 돌아왔다.


4.0/5.0


Metallica: Hardwired (Official Music Video)


Metallica: Moth Into Flame (Official Music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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