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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저나무 Dec 04. 2016

B1A4│GOOD TIMING

청량감 넘치는 순간을 담은 보이 그룹

B1A4│GOOD TIMING│WM엔터테인먼트, 2016.


음악가 : B1A4(비원에이포)

음반명 : GOOD TIMING

발매일 : 2016.11.28.

수록곡

1. Intro - Time

2. 거짓말이야

3. 너에게 한 번 더 반하는 순간

4. Good Timing

5. 악몽

6. 꿈에

7. Sparkling

8. To My Star

9. 멜랑꼴리

10. 내가 널 찾을게

11. Drunk On You

12. 함께

13. 눈이오면


 (누군가의 말을 빌려 말하자면) '상큼이'로 상징되는 보이 그룹/걸 그룹의 젊음이 상품성을 획득하기 위한 연예 기획사의 무기로 활용된다는 점에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의 평균 연령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낮아졌고 20대 후반만 되어도 조상(?) 취급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가창, 작곡 등 특정 분야에 재능을 가진 인재는 아티스트의 길을 걷거나,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하기 위한 통로로 예능을 택하는 사례도 흔한 것이 되었다. 어쩌면 '젊음 그 자체'가 재능이었던 이들의 숙명이리라.


"청량감 넘치는 순간을 담다"
[MV] B1A4 _ A lie(거짓말이야)

 그러나 B1A4는 다르다. 정규 3집 <GOOD TIMING>은 20대 청년들이 갖고 있는 젊음을 있는 그대로 포착하여 오롯이 음악에 녹여내고 있다. 인트로인 "Time"에서 이어지는 "거짓말이야"는 절(節, verse)에서 후렴으로 넘어갈 때의 낯선 진행이 매력적인 곡이다. 첫 번째 후렴에 이어서 바로의 래핑이 치고 들어오는데 선이 가는 보컬 라인에 굵직한 톤으로 무게 중심을 더해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이어지는 "너에게 한 번 더 반하는 순간"은 앞선 트랙이 고조시켰던 긴장감을 가벼운 청량감으로 받아넘긴다. 기타의 리얼 세션이 시작을 알리며 풍성하지만 결코 과하지 않은 신스 사운드가 제목이 던지는 직설 화법에 설득력을 더한다. 거기다 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결말부의 떼창은 단연 곡의 백미.


 음반과 동명의 곡 "Good Timing"은 움츠린 어깨를 펴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트랙이다. 질주감 넘치는 리듬 위로 록킹(rocking)한 기타가 곡에 장르의 색을 입힌다.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적절히 취할 것은 취하는 작곡가 진영이 참으로 영민한 음악가라는 생각이 든다. 레게의 리듬을 가져온 "악몽"은 '보컬 그룹' B1A4를 위한 곡이다. '다신 찾지 않을게' 라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노래하는 이 곡에서는 이에 공명하듯 강한 톤의 음색이 나타난다.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제목 그대로 청량감 넘치는 "Sparkling", 어지럽게 몰아붙이는 리드 신스가 인상적인 "멜랑꼴리" 등 청량감 넘치는 트랙으로 매력을 한 가득 어필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B1A4는 청자에게 보이 그룹이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형태를 은연 중에 제시한다. 떠난 사랑을 노래하지만 그것에 마냥 슬퍼하기보다는 아름다운 순간으로 기억하려 한다("꿈에"). 잔망스러운 추임새 속에서도 '너를 향한 의지'를 내비친다("내가 널 찾을게"). 좌절보다는 긍정을, 진지하되 심각하지 않다. 사랑에 휘둘리기보다는 변화를 꾀하려는 젊은 의지가 느껴진다. 이러한 태도가 음악이 갖는 청량감과 맞물려 높은 시너지를 낸 결과, 바로 <GOOD TIMING>이다.


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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