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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저나무 Jan 22. 2017

서현│Don't Say No

소녀시대의 막내가 홀로서기까지

서현(SEOHYUN)│Don't Say No - The 1st Mini Album│S.M. Ent., 2017.

음악가 : 서현(SEOHYUN)

음반명 : Don't Say No - The 1st Mini Album

발매일 : 2017.01.17.

수록곡

1. Don't Say No

2. Hello (Feat. 에릭남)

3. Magic

4. 혼자 하는 사랑 (Lonely Love)

5. Love & Affection

6. Bad Love

7. 달빛 (Moonlight)


 2017년부로 소녀시대도 어언 데뷔 11년 차가 되었다. 고참이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시간 속에서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솔로로 나선 태연과 후발 주자인 티파니와 효연, 음악가보단 엔터테이너로 나선 써니와 유리 등 그 방식도 다양하다. 그러나 나름대로 선방 중인 멤버들 틈에서 어딘가 불안한 한 명이 있었으니, 바로 서현이었다. 가창력에 있어서는 태연의 그늘에 가려지고, 연기 분야에서는 윤아에게 선수를 뺏겨 조연 연기자 또는 성우로 간간히 이름을 보일 뿐이었다. 결국 그에게 남은 건 막내라는 수식어 하나. 그마저도 해마다 데뷔하는 신인 그룹들 사이에서 희미해져 갔다.


 오직 서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가 절실한 상황에서 내놓은 첫 음반 <Don't Say No>는 얼핏 보기에 소녀시대의 유닛이었던 태티서의 연장선에 있는 듯 보인다. 말 그대로 'Twinkle'한 앨범 아트워크가 그 증거다. 그렇다면 음반이 담고 있는 내용물은 어떠한가? 여러 매체의 언급대로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며 막내의 반란을 선언할 것인가? 아니.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음반 속에서 그려진 서현은 화려한 분장이 무색할 정도로 수동적이며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인다.


SEOHYUN 서현_Don't Say No_Music Video

 노랫말을 살펴보면 단번에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동명의 타이틀곡 "Don't Say No"에서부터 화자는 상대방에게 의존적인 태도를 보인다. '모두 미안해 내가 틀렸어 / 너 없인 난 안 돼', '마음이 아파 너도 그렇잖아 / 다시 와줘' 등의 간곡한 호소는 어째 당혹스럽기만 하다.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던 태티서의 "Twinkle",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촉구하던 "Holler"와는 영 딴판이다. 반면 뮤직비디오에선 노랫말 속 애타는 감정이 무색할 정도로 무표정으로 일관하니, 청자에겐 부조화라는 씁쓸한 뒷맛만이 남는다.


 부조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Don't Say No"와 마찬가지로 혼자 남겨진 외로움을 노래하는 "혼자 하는 사랑 (Lonely Love)"이 있는가 하면, 이와 반대로 "Hello (Feat. 에릭남)"와 "달빛 (Moonlight)" 등 사랑의 달콤한 순간을 그려낸 곡들이 있다. 적절한 곡 배치를 통해 일관성 있는 서사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음반은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 이랬다가 저랬다가를 반복하는 야누스적(?) 화자를 탄생시키고 말았다.


 어쩌다 이런 결과물이 나오게 되었는지 이해는 간다. 수록곡의 전반적인 경향을 보자. R&B 중심의 진행 속에서 어쿠스틱 팝을 살짝 보여주는 장르적 시도나, 태연의 "I"를 재현("Love & Affection")하려는 듯한 모습은 첫 항해의 목적지를 조율하려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일 터. 즉,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던 의도가 곡의 서사에 혼선을 일으키고 만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콘셉트가 아닌 내실을 갖춘 진짜 콘셉트가 절실한 시점이다.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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