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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혜근 Sep 30. 2015

토터스 : 정보생성자 (16)

TOTERS : Who making information

 에드워드 화이트베어. 브라질 태생인 에드워드는 미국에 오게 된 15세 전까진 고향인 브라질에서 살았다. 당시 브라질은 국민의 9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에드워드의 부모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는 9살 때부터 밭에 나가 일해야 했다. 영어는 물론 아주 기초적인 공부도 할 형편이 못 돼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나갈 길은 이것이 아니라고. 

 6년 뒤, 사업차 우연히 방문한 미국인 부부에게 에드워드는 입양되었다. 돈이 부족한 그의 부모가 에드워드를 입양시킨 것이었다. 그는 미국인 부부를 따라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그는 그곳에서 영어의 알파벳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천부적인 집중력으로 단 1년 만에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였다. 이어, 중등교육을 받았고, 몇 년뒤,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에 입학하였다. 그는 대학을 졸업했고,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꽤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그의 나이 40에, 전쟁이 발발했다. 제1차 워터 워(Water War Ⅰ) 였다. 워터리그로 인해 발발한 전쟁. 그것은 제2차 세계대전을 능가하는 엄청난 규모의 전쟁이었다.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이라크, 소말리아, 칠레 등 세계 30개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인 전쟁이 일어났다. 물론 내분의 형태를 띄고 있는 전쟁이었지만, 배후엔 워터리그가 있었다. 급기야 토터스(Toters)와 아너스 데이(Honor's Day)는 전쟁을 막고자 나서게 된다. 

 당시 미국은 토터스의 영향력 안에 있었다. 때문에 에드워드는 토터스 - 포스(Force)의 요원으로 전쟁에 참가하였다. 소속은 미군이었다. 그는 첫 전투지역으로 한국지역의 전쟁에 참가하였다. 이곳에서 에드워드는 7살난 조혜근을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6년 뒤, 전쟁은 토터스와 아너스 데이의 참패로 끝이 났다. 그들이 전쟁에서 패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유는 전쟁의 발발요인에 있었다. 제1차 워터 워(Water War Ⅰ)는 연합을 맺고 있던, 토터스와 아너스데이가, 워터리그와 벌이는 전쟁이 아니었다. 이 전쟁은 어디까지나 ‘내분’ 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내분은 자국민에 의해 스스로 발생한다. 때문에 이를 멈추기 위해선 강력한 힘으로 내란을 일으키고 있는 나라 의 점령을 통해 멈추게 만들거나, 정부와 국민 서로를 설득시키는, 이 2가지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몇 몇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30개가 넘는 나라에서 발생한 내분은 토터스와 아너스 데이가 전부 막을 수 있는 범위가 아니었다. 

 비록, 전쟁은 졌지만, 에드워드는 팀장으로 승진했다. 지휘관에 대한 현명한 조언으로 피해를 최소화시켰기 때문이었다. 그는 토터스 - 포스 강철(Fullmetal)팀을 맡게 되었다. 13살의 조혜근도 강철팀의 요원으로 들어갔다. 조혜근은 이때, 2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알랜 쿼터메인, 그리고 닥터 글러브를 말이다. 레이슈터 서계호는 2년 후에 만나게 된다.


“그때부터 20년 동안 난 전쟁 속에서 살았어. 물론 국장의 영향이 컸지만, 내가 원한 부분도 없진 않지. 난 전쟁에서 부모를 잃었어. 그리고 전쟁에서 친구를 만났지. 그리고 전쟁에서 사랑도 했어.”


 처형인은 셔츠를 내려 자신의 흉부에 있는 긴 칼 자국을 보여줬다.  


“7년 전, 나이지리아에서 얻은 상처야. 당시, 나이지리아에서는 독재자가 살인정치를 하고 있었지.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무조건 살해했어.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 보다못한 에드워드 국장은 나에게 ‘독재자 제거’ 라는 의뢰를 줬지. 그리고 난 그 일을 해냈어. 독재자의 궁전에 잡입해 그를 살해했지. 내가 주민들을 독재자로부터 해방시켜줬다는 말이야. 하지만, 평화를 얻은 그들은 그곳 주민들은 나를 공격했어. 독재자라는 엄청난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살해한 나를 어떻게 믿을 수 있냐며.”


 상처가 쑤셔왔다. 과거에 대한 회상 때문이었을까.


“칼에 베이고, 엄청난 출혈이 있었지. 출혈로 인한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그것보다 정신적인 충격이 더 컸지.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 나는 ‘그때’ 까지도 몰랐어. 왜 내가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로부터 배신당했는지. ‘그때’ 까지도.”


 그가 다시 무거운 입을 열었다.


“내 나이 28. 그때, 난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어. 하지만, 내 직업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할 수 없었지. 매일같이 사선을 넘나드는 그런 직업을 어떻게 말해주겠어. 난 그녀와 오랫동안 같이 살고 싶었었지만... 그랬기 때문에 토터스에 들어온 후, 처음으로 토터스를 나가고 싶었지.”


 그때 그의 눈매가 매서워졌다.


“그런데 ‘그날’ 이었어. 비가 오는 날이었지. 내 사랑하는 사람이. 그녀가. 나 때문에. 나에대한 복수 때문에. ‘그 자식’ 에게 살해당했어. 그녀의 집에서 끔찍하게 살해당했지. 나는 믿을 수 없었어. 내 눈으로 똑똑히 보기 전까진.”


그는 머리를 쥐어 잡았다.


“무서웠어. 내 주변 사람이. 그것도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 죽었으니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 난 오랫동안 방황했어. 의뢰도 수행할 수 없었지. 보다 못한 국장이 잠시 쉬게 했지”


 당시 에드워드 국장은 그에게 3달간의 휴가를 주었다. 휴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토터스 에서, 게다가 팀장으로서 파격적인 배려였다. 


“나는 주말엔 항상 그녀의 집을 청소하곤 했어. 그녀의 집에 오면 마음이 정리됐거든. 그런데 어느 날, 서고를 청소를 하던 중이었어. 책장에서 편지 하나가 나왔지. 놀랍게도 그 편지의 수신자는 나였어. 그녀가 죽기 전 내게 써놓은 편지였지. 나는 허겁지겁 그 편지를 뜯었어. 그리고 재빨리 읽어 내려갔지. 그 편지엔 이렇게 씌여있었어.”


 그 편지엔 당신이 누군인지. 당신 직업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씌여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말해주지 않는 당신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씌여 있었다. 살인은 이제 그만 두라고. 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 불러오는 법이라고.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것은 같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그녀는 알고 있었어.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바보스럽게도 나는 나로인해 그녀가 죽을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지. 그녀가 옳았어. 살인. 그 자체가 문제였지. 내가 살인을 하기 때문에 내 주위에는 항상 살인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그래서 난 약속을 했지. 레이슈터와 글러브가 보는 앞에서 맹세했어. 다시는 살인을 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덧붙였어. 내 주위의 그 누구도 나때문에 죽게 하지 않겠다고.”


 그가 안나를 쳐다봤다.


“이제 난 살인을 하지 않아.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을 난 깨달으니까. 그래서 난 이제 살인을 하지 않아. 나아가 다른 사람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게 막아야한다고 생각해. 이것이 나 대신 죽은 그녀의 ‘의지’ 이니까.”


그는 잠시 숨을 골랐다.


“에드워드 국장은 나를 키워준 부모이자, 나에게 힘을 준 사람이야. 또한 나에게 꿈을. 목표를 갖게 해줬지. 나에겐 하늘과 같은 존재야. 나에게 이런 존재인 사람이 인질로 잡혀있어. 돈이면 무슨 짓이든 정당화시키는 워터리그에게 말야. 토터스 - 자료를 탓하진 않아. 그들도 사정이 있었겠지. 돈이 필요해서인지도 아니면, 정말로 그들의 생각에 동의해서 그들과 같은 사상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르지.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그들은 우리를 배신했고, 국장을 납치해갔어. 워터리그에게... 사람의 생명을 지푸라기도 못한 것으로 여기는 워터리그에게...”


그는 안나의 눈을 쳐다보았다.


“죽은 요원들이 나에게 말하고 있지. 나에게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 워터리그를 막아 달라고.”


안나는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안나. 시체를 처음 봤기에, 죽음에 대한 회의감이 들 수도 있어. 우리가 왜 이런 일을 해야하는 가에 대한 많은 생각도 들거야. 하지만, 이 것 하나만은 말해 줄 수 있어. 지금부터 의미없는 죽음이. 죄없는 사람들에 대한 무차별 살인이 워터리그에 의해 벌어질 거야. 그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서슴지 않을 테니까... 그들에겐 인간의 목숨따윈 돈보다 아래니까.”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를 도와달라는 말은 않겠어. 나 혼자서라도 국장을 구출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으니까. 하지만, 쿼터메인은 나에게 너를 대동시켰지. 굳이 이렇게 한 이유는 단 하나.”


안나의 어깨를 붙잡았다.


“우리가 함께 워터리그를 멈춰야 해. 전쟁을 막아야해. 그러기 위해선 뉴질랜드에서 워터리그의 수뇌부를 잡아들여야 하지.”


그리고는 부축여 일어나게 도와주었다.


“네 도움이 필요해 안나. 나는 자료 국장이 누군지도. 자료 요원이 누군지도 몰라. 워터리그의 수뇌부가 누군인지는 더더욱 몰라. 너 없이는 개죽음을 당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네가 도와준다면. 국장을 쉽게 구출할 수 있고, 자료국장을 찾을 수 있으며, 그녀와 손잡은 워터리그를 잡아들일 수 있지. 그 후엔 세계엔 평화가 올거야.”


“맹세할게. 앞으로는 어떠한 살인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처형인의 모든 말을 들은 그녀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저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괜찮아.”


“도와 줄게요. 제가 당신을 도와주겠어요. 처형인씨.”


 힘들게 얻은 안나의 승낙이었다. 하지만, 처형인은 미소한번 지어주지 않았다. 그는 웃는 법이 없었으니까... 그녀가 죽고 난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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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각. 워터리그 남극기지.


 빙하를 가르며 항해하고 있는 상선 한 척이 있었다. 그 배의 이름은 오션스 폴(Ocean's Pole). 500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는 그 배는 겉 보기에는 참치잡이 원양어선이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 배는 워터리그의 ‘움직이는 기지’ 였다. 이 것이 바로 그들은 남극을 점령하는데 사용했던 배였다. 그들의 목적지는 뉴질랜드의 수도 월링턴. 그곳으로 아주 중요한 물건을 양도하기위해 가고 있었다. 바로, 파워국장이 들어가있는 화물상자를 운반하고 있었다.


“국장님은 무슨 생각이지. 왜 왔다갔다 시키는 거야? 왜 뉴질랜드냐고.”


 불평하고 있는 이는 토터스 - 자료 부국장 레스텔로 네프코였다. 


“아너스 데이의 사황제 주원장이 남극기지를 공격했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오기 바로 전에 말이죠. 지금도 복구가 되지않았다는 군요. 아직 주원장의 부하들이 있을지 몰라요. 위험을 무릅쓰고 그곳에 갈 필요는 없죠.”


 그의 불평을 들어주는 이 사람. 토터스 - 자료 문서(Document) 팀장. 에바 줄리(Eva Julie). 


“그래서?”


“그 후엔 아마도 죽었겠죠. 사지가 찢어지는 고문을 당한 뒤에.”


“그게 여자 입에서 할 말이야? 에바?”


 에바의 말은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웠다. 마치 일부러 그런 말을 골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소문에 의하면, 타그니토 D. 암스트롱과 연인 관계에 있다고 했다. 따지고 보면 타그니토의 행동과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았다. 역시 사람은 사랑하면서 비슷해진다.


“좀 순화시킨다고 한건데. 원래 제가 하려고 했던 말을 들려줘요?”


“아니. 아니. 됐어. 그만해.”


‘역시 타그니토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해.’


네프코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생각이 맞음을 확신했다.


그때였다. 


“에바. 나를 닮아가면 어떻해?”


 타그니토였다. 에바를 만나기 위해 네프코와 함께 남극에 함께 온 뒤, 그도 초청장을 받아 뉴질랜드로 가게 된 것이었다. 네덜란드지부 CEO이니, 그도 워터리그의 수뇌부였다. 


“왜요. 난 당신을 닮아가는 것이 좋은데.”


“또 시작됐군. 저 닭살.”


“당신은 여전해. 마치 암사자가 숫사자를 공격할 때처럼.”


‘공격이라니!’


네프코는 타그니토의 단어선택에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에바의 반응은 더 가관이었다.


“내가 당신을 공격하면 창자가 튀어나올껄요?”


에바와 타그니토는 서로를 끌어안았다.


‘역시 안되겠어. 이곳에 있다가는 정신이 돌아버릴 것 같아.’


 네프코는 참기 어려웠다.


“타그니토.”


 그가 타그니토를 불렀다.


“나 잠시 함교에 가있을 게. 일 있으면 그리로 연락해.”


“그러지.”


 서로 포옹하고 있는 그들을 뒤로하고, 네프코는 함교로 올라갔다. 그때 그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예. 레스텔로 네프코입니다.”


“저예요. 국장.”


국장이었다. 자료국장 필립 블랙타이거 말이다.


“예. 예 국장님이시군요. 무슨 일이십니까.”


“예정대로 도착하시겠죠?”


“그럼요. 문제 없습니다. 5일 뒤에 뉴질랜드에 도착할 겁니다.”


“좋군요. 역시 부국장이예요.”


“과분한 칭찬입니다.”


“그건 그렇고. 타그니토는 어디있죠? 옆에 있나요?”


“타그니토 말씀이십니까?”


 그는 방금 그를 보지 않기 위해 함교로 올라오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는 참고 국장에게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곧 바꿔드리겠습니다.”


 그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는


“이봐, 자네.”


“예.”


“도크로 내려가서 타그니토 좀 데려와.”


“옙”


잠시 뒤, 그가 함교로 올라왔다. 그의 뺨에 빨간 자국이 있었다, 에바의 것이 분명했다.


“예. 타그니토입니다.”


 대양 한 가운데 있는터라 음질이 그리 좋진 않았다. 하지만, 타그니토는 별 상관하지 않았다.


“저예요. 국장.”


“예. 필립 국장님. 무슨 일이신지?”


“피그 부대가 실패했어요.”


 갑자기 기울어지는 배 때문에 잠시 휘청거렸다. 그 때문에 타그니토는 국장의 말을 잘 듣지 못했다.


“예?”


“토터스 파워가 막아냈다고요.”


 국장의 말에 타그니토가 잠시 놀랬다.


“확실한가요?”


“확실해요. 그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그 사람’ 이 말해줬으니.”


 ‘그 사람’ 이란 아마도 파워 쪽에 있는 스파이를 지칭하는 말임에 틀림없었다.


“의외군요. 실패했다니.”


“계획에 차질은 없는 거죠?”


 국장은 이것이 궁금해 전화를 걸은 것이었다. 뭐가 그리 궁금한 것이 많을까. 타그니토는 국장의 전화 목적에 간단히 답했다.


“없습니다. 그것도 예상범위에 들어가니까요.”


“그렇군요. 다행이예요. 지금은 어디쯤 오고 있나요? 전 이미 도착했는데.”


 역시나 그들의 행방이 궁금한 국장. 


“예정대로 2일 이내에 도착할 겁니다. 공연 시작일까지는 앞으로 5일. 충분합니다.”


“그렇죠. 역시 타그니토군요. 믿음직스러워요.”


“과찬입니다.”


“그럼. 이만. 끊을게요.”


 타그니토도 전화기를 내려놨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화기를 내려놓으면서 팔에 걸고 있던 팔찌가 손목으로 내려왔다. 네프코가 그것을 보고 물었다.


“팔에 뭘 감은거야? 어라? 십자가네?”


 그의 팔찌에는 십자가가 달려있었다.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 말이다.


“희생을 뜻하는 십자가지.”


“정말 신기한걸. 자네가 종교를 믿다니. 그것도 기독교를.”


“상관없잖아. 믿고 안 믿고는 내 자유니까.”


“과연 자네가 그런 말 할 자격 있을까? 악명높은 백작님께서?”


“그 입 닥쳐. 다신 그딴 말 꺼내지마. 그 이름은 예전에 버렸어.”


 그 이름이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하하하”


네프코는 타그니토의 신경질적인 어투에도 그저 웃기만했다.


“난 경고했다.”


“안다. 그 이름을 말하면 네가 죽는 다는 것쯤은. 그렇지만, 그 곳에서 꺼내준 것이 누구지? 우리가 너를 구원해주지 않았나?”


“그만해.”


“트란실바니아에서 너의 저주를 풀어준 것도 우리잖아.”


 저주. 그것은 종교서적이나 전설에 나옴직한 단어였다. 그런 말이 자료 부국장인 그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한 다는 말과 같았다. 확실한 증거와 물증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자료 사람이었으니까.


“그만해!”


“세계의 지식의 80%를 저장하고 있는 우리가 아니었으면 넌 되살아나지도 못했어. 타그니토.”


 그들의 론(Loan) 도서관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전설에 관한 것도, 그 전설의 기초가 된 실화도 모두 소장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전설은 전설이 아니었다.


"그만해!"


“누군가가 고이 봉인해둔 너를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다면 넌 아직도 관 속에 있었을 거야. 네 이름은 바로...”


관. 그 안에 있었던 타그니토. 그의 본명은.


“그만해!!! 그만해!!! 알았어. 그러니까 제발 그만해.”


 타그니토가 쓰러졌다. 본명을 부르려는 네프코에게 저항할 힘이 없었다.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봉인의 힘이 그를 먹으려고 있었다. 그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 네프코를 쳐다봤다. 그리고 네프코는 쓰러져있는 그에게로 다가가서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번만이야. 이번만 우리를 도와주면. 그땐 놔줄게. 타그니토.”


 네프코가 미소를 띄었다. 쓰러져있는 그를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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