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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혜근 Sep 30. 2015

토터스 : 정보생성자 (19)

TOTERS : Who making information

“주변을 샅샅이 뒤져!”


“범인은 이 안에 있다!”


“3번 팀은 빌딩 뒤로 가고. 2번 팀은 빌딩 안쪽으로 간다.”


 월링턴 시(市) 경찰관들은 사라진 범인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헛수고였다. 낙하산을 타고 온 그 사람은 여전히 제자리에 있었지만, 그들은 볼 수가 없었다. 자일스의 공간왜곡 능력 때문에 그들은 볼 수가 없었다.


“자일스. 당신이 왜 나를 도와주는 거지?”


 자일스는 토터스 시각의 국장이었다. 시각의 국장에 있는 자가 파워의 팀장을 도와준 다는 것은 닥터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행동이었다. 더구나 도와준 이는 ‘자일스’ 였다. 도움을 주지도 받지도 않는 다는 그 유명한 자일스가 말이다.


“넌 미끼니까.”


 그의 코에 하얀 손수건이 덮어졌다. 수면제 가루가 묻어있는 손수건이었다.


“잠시, 주무셔야겠소. 닥터.”


‘수...수면...’


 닥터는 잠에 빠졌다.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할 꿈을.


“닥터가 사라졌어요.”


“알아. 나도 봤어.”


 처형인과 안나는 옆 건물에서 닥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눈에도 닥터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쓰러져있던 사람이 순식간에 사라지다니.’


 처형인은 생각했다. 현 상황을 이해하려 애썼다. 하지만, 사람이 시각을 왜곡시킨다는 것을, 그것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상상해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고심하고 있던 그에게 전화가 왔다.


“누구요?”


 처형인은 전화를 건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상당히 불친절한 수신자였다. 그런데 발신자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다.


“거래를 하자. 우리에게 살바토르가 있다.”


“뭐라고? 당신 누구야? 당신이 글러브를 데리고 있는 거냐.”


“5시간 후. Q.M 호텔 20층 B01실이다.”


“5시간 후? Q.M 호텔? 그게 어디야?”


“이봐, 처형인. 5시간 후라고 말했다. 5시간이야. 오지 않으면. 살바토르는 죽는다.”


“이봐, 당신이 누구길래...”


 이미 상대편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누굴까. 누가 글러브를 납치한 것이지.’


 그가 다시 생각에 빠졌다.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 애썼다. 하지만,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그들이 왜 글러브를 납치했으며, 무엇 때문에 자신에게 전화했고, 약속장소로 올 것을 요구 했는지. 처형인은 무엇인가 방도를 찾으려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단지 처형인이 직접 올 것만 요구했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것을 생각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누구예요?”


“몰라. 모르는 사람이야.”


“뭐라고 했길 래, 그렇게 흥분해요?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데요?”


“글러브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군.”


“정말로요? 사실인가요? 그들이 정말로 닥터를 붙잡고 있어요? 어떻게 믿을 수 있죠?”


 안나는 토터스 자료에 속한 사람답게 얻어진 정보에 대한 신빙성을 우선적으로 따졌다. 처형인도 이 부분에서 만큼은 그녀의 생각에 동의했다.


‘그래. 맞는 말이야. 내가 저들의 말을 어떻게 믿지?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고? 이 전화는 스페인에서 사용한 것을 제외하면 사용한 적이 없는데.’


 그는 스페인에서 자일스 시각국장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빼고는 사용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번호로 그들이 전화해 왔다. 그리고, 그들은 글러브가 사라진 직후에 전화해왔다. 전화의 내용은 글러브에 대한 소식을 알려주고 있었다. 거기에 요구조건을 덧붙인 채로 말이다.


‘글러브는 어떻게 데려간 것이지? 어떻게 한 순간에 시야에서 사라질 수가 있단 말인가. 혹시 월링턴 경찰과 관계된 사람인가? 그렇다 치면 내 번호를 알 리가 없잖아. 월링턴은 워터리그의 소유라고.’


 그리고 그들은 처형인이라는 호칭까지 썼었다.


‘내 ‘다른 이름’ 을 또 어떻게 알고 있지? 나에 대해 어떻게 알아? 이거, 의문점이 한 두 개가 아니군. 신빙성이 떨어져. 저들을 믿을 수가 없어.’


 그러나, 그들의 말을 믿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저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이 정말로 글러브를 인질로 잡고 있다면?’


 그들은 처형인 일행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거짓말을 할 목적으로 전화한 것 같지는 않았다. 적어도 그들은 처형인 일행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가는 수밖에 없겠어. 도무지 다른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처형인은 접견장소로 선택된 곳으로 가기로 결졍했다. 그리 쉽지만 않은 결정이었다. 


“가야겠어. 그 호텔로.”


“정말로 갈거예요? 만약에 함정이라면요? 함정이라면 어떻게 되는 건데요? 대책은 있겠죠?”


 안나는 내심 걱정스러웠다. 이제는 그들만 남았기 때문에 더 불안했던 것이었다. 처형인은 그런 그녀를 안심시켰다.


“만약 이것이 함정이라고 해도. 난 가야해.”


“왜죠? 왜 가야한다는 거예요?”


“같은 팀장이니까. 같은 친구이니까. 걱정하지마. 난 괜찮을거야.”


“어떻게 걱정말라는 거예요? 당신이 가서 죽기라도 한다면 나는 어떡하라고요. 이 낯선 뉴질랜드 땅에서! 나는 이제 자료 쪽으로 갈수도 없는 사람이 되었다고요. 이젠 토터스 파워의 소속이나 다름없어요! 날 데리고 가요. 가려면 날 데리고 가라고요!!!”


 하지만, 처형인은 그녀를 데려갈 수 없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것은 필시 함정일 것이라고. 그렇기에 그는 더더욱 그녀를 데려갈 수 없었다.


“약속할 게 안나. 글러브를 꼭 다시 데려올게. 약속할게. 내일 오후 9시에 오페라 극장에서 만나. 오페라 시작 전에 반드시 갈게. 약속해.”


퍽.

 그는 그녀의 목덜미를 쳤다. 기절시키는 방법 외에는 그녀를 말릴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안나를 호텔에 투숙시킨 뒤, 조용히 나왔다. 그리고는 자신은 약속된 Q.M 호텔로 출발했다.


5시간 후.

 월링턴 외각의 Q.M 호텔. 이집트 지역 한 부자의 소유라는 그 호텔은, 인근의 다른 호텔보다도 단연 돋보였다. 금으로 치장한 입구와 분수대부터가 주변을 압도하고 있었다. 처형인은 호텔의 입구에서 내린 뒤 주차인에게 키를 건내주었다. 주차인은 시동이 꺼지지 않은 차를 운전해 주차장으로 몰고 갔다.


띵. 

 엘리베이터의 부져가 울렸다. 정면에 부착된 화살표는 그곳이 20층임을 가리키고 있었다. 처형인은 즐겨입는 복장인, 검은 양복에 넥타이를 풀어해친 상태로 약속된 방으로 걸어갔다.


‘감시 카메라.’


 그는 벽면에 부착된 감시카메라를 발견했다. 그것에 다가간 그는 뒤쪽으로 나와있는 줄을 끊었다. 자신의 존재를 알려서 좋을 건 없었기 때문이었다.


띵동.

 약속된 방에 도착한 그가 벨을 눌렀다. 그러나 안쪽에서는 반응이 없었다.


띵동.

 다시 눌렀다. 그러자, 방안 쪽에서 누군가가 달려나왔다.


“누구시죠?”


 방안에 있는 이가 문을 열지도 않고 물었다.


“처형인이다. 약속한 시간 안에 도착했다. 어서 문을 열어.”


“아, 처형인씨?”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당이 높은 음성인 것으로 보아, 여성이었다. 잠시 뒤, 방문이 열렸다. 문 앞에는 짧은 바지와 속살이 거의 드러나는 웃옷을 입은 여성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처형인은 잠시 그녀를 쳐다보더니, 안으로 들어갔다.


“이게 누구신가. 그 유명한 처형인 아니신가.”


 방 안쪽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같은 색이 하나 없는 옷이 모두 다른 화려한 원색의 옷을 입은 그들. 토터스 시각이었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시각국장 자일스가 앉아있었다.


“네놈 짓이냐. 자일스.”


 처형인은 주먹을 불끈쥐었다. 여차하면 달려가서 자일스에게 한방 먹일 생각이었다.


“앉지. 해야할 얘기가 많으니.”


 하지만, 처형인은 자리에 앉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자일스는 그가 왜 자리에 앉지 않는지 잘 알고 있었다. 


‘화가 났겠지. 진정이 안 될꺼야.’


그는 처형인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에게 글러브의 소식을 전했다.


“진정하시게. 살바토르는 살아있어. 우리는 그의 털끝 하나 건들지 않았다. 그는 살아 있다고.”


 자일스가 처형인을 안심시켰다. 주변을 살피던 처형인은 그들의 숫자를 판단한 뒤, 자리에 앉았다. 자일스의 맞은 편에.


“왜 글러브를 납치한 거냐, 네놈도 토터스 자료와 한패냐? 우리 토터스 파워가 목적이냐?”


“웃기지마라. 내가 돈밖에 모르는 놈들과 같이 일할 위인으로 보이나?”


“그렇다면 글러브는 왜 데려간 거냐?”


“우리가 살바토르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는 지금 워터리그에게 넘어갔을지 몰라.”


“닥쳐. 그 전에 내가 구했을 거다.”


‘답답하군. 시간낭비야. 본론을 꺼내는 것이 낫겠어.’


“네가 여기 온 목적은 파워 국장을 구출하기 위해서겠지. 아닌가?”


처형인은 부정하지 않았다.


“살바토르를 붙잡은 이유는 그래야 너희들이 우리와 거래를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자일스가 그를 납치한 이유를 털어놓았다. 만약 글러브가 납치되지 않았으면, 국장을 찾으러 온 처형인 일행이 자일스와 거래할 리 없다는 사실을 자일스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거래? 무슨 거래?”


“내일 오후 10시. 오페라 극장에서 워터리그가 아너스 데이의 중국패왕에게 파워국장을 넘겨주기로 되어있다. 알고 있겠지? 아니, 몰랐더라도 짐작은 하고 있었을 거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내가 파워 국장을 너희들에게 내 줄 수 있다. 중국패왕 주원장이 나를 도와주기로 했기 때문이지. 쉽게 갈수 있어. 간단해. 우리에게 ‘힘’ 을 넘겨 그러면 국장을 넘겨주겠다.”


“무슨 말이야. ‘힘’ 을 넘기라니? 토터스 파워를 넘기란 말이냐?”


“힘에 대해 모른다는 말이냐? 정말이냐?”


자일스는 한번 웃어넘기더니 말을 이어갔다.


“너 토터스 자료와 워터리그가 힘을 합쳐, 파워국장을 납치한 이유를 알기는 하는가?”


 처형인은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 이제까지 그가 붙잡힌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단지, 단순히 토터스 파워를 붕괴시키기 위해 납치했다고 넘겨버리기만 했었다.


“팀장들은 ‘힘’ 에 대해 모르는 건가. 이거 생각보다 귀찮아졌군.”


“이봐, 이봐, 천천히 다시 말해봐. 무슨 말이냐. ‘힘’ 이라니. 우리가 모른다니.”


“이젠 상관없다. 하나 묻지. 거래에 응할테냐. 말테냐.”


처형인은 그를 쳐다봤다. 그리고 2시간 전 쿼터메인과 통화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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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전,


“쿼터메인 국장님 전화왔습니다.”


“누구야?”


“Summer 팀장입니다. 연결해 드립니까?”


“처형인? 그래 어서 돌려.”


곧 통신이 연결되었다.


“무슨 일이야? 먼저 연락을 다하고.”


“일이 생겼어.”


“무슨 일? 좋은 일?”


분위기 파악 못하는 쿼터메인 덕에 그들은 한동안 대화를 하지 못했다.


“글러브가 납치당했어.”


“뭐라고? 납치?”


“그래. 상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어.”


“그 자식은 왜 매번 그 모양이야?”


처형인과 같은 반응이었다.


“그러게 말이다. 그래서 그런데, 지원병력 보내줄 수 있어?”


“왜? 너답지 않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래?”


“2시간 후에 그들이 만나자고 했어.”


“누가? 닥터를 납치한 녀석들이?”


“맞아. 그래서 도움을 요청한 거다. 근처 가까운 곳에 토터스 파워 요원이 있어? 누구라도 좋으니 연락 좀 해줘.”


“걱정마.”


난데없는 그의 대답.


“걱정말라니?”


“걱정마 처형인. 최고의 해결사가 그곳에 있으니까.”


쿼터메인은 갈수록 알아듣지 못할 말을 했다. 


“최고의 해결사? 그게 누군데?”


“걱정말고 만나기로 한 장소나 알려줘. 그 사람에게 전송하게.”


‘최고의 해결사... 그게 누굴까.’


처형인은 모르고 있었다. 이미 호텔안에는 ‘그’ 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빨리 결정해! 그렇지 않으면 둘다 여기서 죽을 것이다.”


 자일스가 소리쳤다. 처형인에게.


“없다.”


 처형인이 중얼거렸다. 자일스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해 다시 물었다.


“뭐라고?”


“협상은 없다. 난 여기서 글러브를 데리고 나간다. 그게 내가 결정한 답이다.”


“미쳤군. 하하하.”


 자일스는 무릎을 치며 크게 웃었다. 


“너 지금 상황파악이 되지 않나? 지금 상황을 봐. 여긴 나와 4명의 시각 팀장이 있다. 넌 혼자. 우린 5명. 누가 이길 것 같나? 설사 이 방을 빠져나간다 해도 이 호텔은 이미 우리가 꿰고 있다. 40명의 시각 요원들이 곳곳에 포진되어있지. 탈출구는 없어. 처형인. 순순히 우리의 거래에 응하지 그래?”


‘후회는 않는다. 어떻게든 되겠지.’


처형인은 늘 이런 식이었다.


‘걱정마. 처형인. 해결사가 그곳에 있다.’


 그는 쿼터메인의 말을 믿고 있었다.


‘지원 병력이 이곳에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믿어야해.’


 양쪽이 대치하고 있는 그 곳에 벽에 걸려있는 액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액자에는 초상화 한편이 걸려있었는데, 그 초상화의 눈에 이상한 것이 있었다. 


“듣던 대로 막무가내군. 저 처형인이라는 사람은.”


 막대카메라가 초상화의 눈에 있었다. 막대카메라는 옆방까지 이어져있었고, 그 막대카메라가 송출하는 화면을 한 사내가 지켜보고 있었다.


째각. 째각. 째각.

 사내는 손목시계의 시간을 바라봤다. 10초. 9초. 8초… 시계는 0초를 향해 줄어들고 있었다.


“붐~”


 그는 작은 손짓과 함께 즐겁게 의성어를 내뱉었다. 그러자, 그의 정말로 폭발이 일어났다. 폭탄이 있던 곳은 호텔지하의 중앙전력실이었다. 그곳에서 난 폭발로 인해 호텔 전체의 전력이 나갔다. 물론 시각국장 자일스와 처형인이 있는 방도 말이다.


“뭐...뭐야. 왜 갑자기 불이 나간거야?”


 자일스를 비롯한 그 방의 모든 사람들은 갑자기 나간 전등에 당황했다. 당황하기는 처형인도 마찬가지였다.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한 사람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누구냐!”


“누가 들어온 거야?”


“젠장 아무것도 안보여!”


“무슨 일이야? 누가 이 방에 들어온 거냐?”


 기습적으로 들어온 그 사내는 좀 전에 바로 옆방에서 막대카메라로 이곳을 지켜보던 사람이었다. 그 사내는 눈에 적외선 센서를 달고 있었다.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상황이었지만, 방안의 상황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처형인의 손을 잡고는 방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이리로.”


“누구야. 누가 나를 데리고 나가는 거야?”


“자...잡아라. 처형인이 탈출한다!”


“방 문을 닫아!”


“어떻게 닫습니까. 이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누가 전력을 돌아오게 만들어봐!”


“처형인!!! 어디 가는거냐!!!”


 그의 외침을 뒤로 하고, 그 사내는 처형인을 자일스로부터 안전한 계단으로 데려갔다. 자일스가 있는 방과 충분히 멀리 떨어졌다고 생각하자, 그는 적외선 센서를 벗었다. 그리고는 시계를 보더니,


“이제 보조전력이 들어올 시간이군.”


 그러자, 정말로 호텔의 전원이 복구되었다. 계단의 등과 방의 전등도 들어오게 되었다. 자일스를 비롯한 시각 팀장들은 사라진 처형인을 찾으려 했지만, 도망친 곳은 커녕 방향조차 알 수 없었다. 처형인과 그 사내는 완벽히 그 방을 탈출한 것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제. 괜찮습니다. 처형인 씨.”


“당신 누구야. 누구길래 날 끌고 온거냐.”


“당황하지 마시고.”


“아, 글쎄. 당신은 누구냐니까.”


“본드. 제임스 본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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