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월간지 '하늘사랑' <이주현의 맛있는 계절> 1월 연재물
기상청 월간지 <하늘 사랑>에 격월로 푸드 에세이를 연재합니다. <맛있는 계절> 이라는 타이틀로 계절과 날씨에 관련된 음식 이야기를 소개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푸드 칼럼니스트 이주현 -
2024. JANUARY vol.511
< Weather talk / 맛있는 계절 >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는
<미역 굴 국밥> "
- 푸드 칼럼니스트 이주현 -
새해의 설렘도 잠시, 차가운 칼바람에 몸이 한껏 움츠러드는 계절이다. 설날은 맞이하여 식탁 위에 떡국 한 그릇이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날씨에는 떡국보다 더 간절하게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국밥’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을 크게 한 숟가락 떠먹으면 추위에 꽁꽁 언 몸과 마음까지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을 싹싹 비워내면 배 아래에서부터 후끈한 기운이 솟아오르니,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거뜬히 이겨낼 힘이 생긴다. 누가 뭐래도 국밥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울 푸드 중 하나이다.
겨울 맛을 듬뿍 담은 미역 굴 국밥.
제철을 맞아 맛과 영양이 풍부한 굴을 넣은 ‘미역 굴 국밥’은 시원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다. 뜨끈한 국물을 한 입 크게 마시면 자극적인 연말 요리로 부대끼던 속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준다. 밥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떡을 넣으면 해산물 떡국으로 즐길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요리이기도 하다. 미역 대신에 하늘하늘 풀어지는 매생이를 넣어도 좋고, 다양한 해산물을 추가해도 좋다. 하지만 반드시 오늘의 주인공인 굴은 빼놓지 말고 넣도록 하자.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은 해산물 중에서도 영양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철분을 다량 함유 하고 있어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며 타우린 성분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 게다가 굴은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낮아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그만이다.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까지 제철을 맞은 굴은 작은 한 알에 맛과 영양이 진하게 농축되어 있다. 덕분에 생굴로 먹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요리에 두루 활용되며 사랑받는다.
특히 생굴을 먹을 때는 레몬즙을 듬뿍 뿌려 먹는 것을 추천한다. 레몬의 비타민C가 굴의 철분 흡수를 돕고, 타우린 손실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특히 굴에서 주목할 성분이 ‘타우린’이다. 국물요리에 굴을 추가하면 몰라보게 감칠맛이 진해진다. 한국인만 쓰는 표현인 ‘시원한 맛’이 나는데, 이 깊은 맛을 내주는 일등공신이 바로 타우린 성분이다. 덕분에 굴 몇 알만 넣으면 요리의 감칠맛이 몇 배나 좋아져 천연 조미료라고 불리기도 한다. 간단한 요리에도 굴을 넣으면 바다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으니 이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맛이다.
한국인은 언제부터 국밥을 먹기 시작했을까?
그 단서는 주막의 풍경을 담은 풍속화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조선 후기부터 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장터를 떠돌던 보부상들이 주막에 들려 국밥과 술로 굶주렸던 배를 채우곤 했다. 따듯한 국밥 한 그릇을 먹으며 생의 고단함과 허기를 달랬던 것이다.
국밥이 탄생한 과정에는 주막에서 일하던 주모의 애환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에는 손님에게 국과 밥이 따로 제공되었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자 밥이 차갑게 식어버렸고, 손님들이 항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뜨끈한 국물에 밥을 담갔다 빼는 과정을 반복하며 밥을 데우는 ‘토렴’ 이라는 기술이 탄생했다. 그러면서 아예 국물에 밥을 말아서 내주는 국밥까지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국밥에는 그 옛날부터 생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삶의 고단함이 서려 있었다.
그래서일까. 뜨끈한 국밥 한 그릇에는 강렬한 무엇이 담겨 있다.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거뜬히 이겨낼 힘이 생기고, 앞으로 다가올 힘든 시련도 씩씩하게 해쳐나갈 의지가 타오른다. 새해를 맞이하여 바다의 깊은 맛을 담은 ‘미역 굴 국밥’으로 기쁜 일은 두 배로 즐기고, 어려운 일은 더욱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 / (요리, 사진, 글 = 이주현)
집에서 쉽게 만드는 든든한 한 그릇 <미역 굴 국밥>
<필요한 재료>
육수용 물 1000ml, 굴 150g(1봉지), 불린 미역 한 줌, 다진 마늘 1큰술, 대파 적정량, 청고추, 홍고추, 육수용 다시마, 멸치, 간장, 소금
<만드는 과정>
1. 두부는 한 입 크기로 썰어서 준비한다.
굴을 깨끗하게 세척하여 준비하고, 미역을 물에 불린다.
고추, 대파는 어슷 썰어 준비하고, 마늘은 곱게 다진다.
2. 육수용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10분간 우려낸다.
파, 마늘, 간장 3~5큰술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3. 부족한 간을 소금으로 맞추고 두부, 굴, 고추를 넣고 5분간 끓여 완성한다.
* 칼럼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상청 - 자료실 - 기상간행물 - 2024년 1월호 하늘사랑 pdf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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